지난 주말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구입한 회사원 박 모씨(31세). 이번 주부터 출근길이 달라졌다. 매일 아침 집 앞에 정차하는 시내버스와 7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 사이에서 갈등했던 나날들이 먼 추억이 됐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버스의 현재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알 수 있게 되면서 고민거리가 사라졌다. 한파가 몰아친 아침에도 길거리에서 더 이상 떨지 않아도 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다니는 이 부장(48세)은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탭을 구입했다. 그리고 곧바로 트위터리안 대열에 합류했다. 디지털과는 담을 쌓고 지냈던 그였지만, 부하 직원 하 대리의 권유에 못이겨 트위터에 가입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각광받는 트위터를 통해 그들의 문화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팔로잉을 통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스마트폰으로 만난 그의 일상에는 별천지가 열렸다. 그의 삶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디지털 컨버전스 및 유·무선 통합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의 삶에 편리함을 선물했다. 이들 스마트기기들은 유비쿼터스 사회의 출현을 앞당기는 주연들이다. 최근 일어나는 스마트빅뱅은 우리의 삶에 ‘즉시성’과 ‘이동성’을 선사했고, 무한한 ‘확장성’을 제공해 주는 게 특징이다.
우리의 생활을 바꿔나가는 중심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가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쇼핑은 물론 실시간 모바일검색을 통해 궁금한 사항을 손쉽게 해결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확인시켜 주는 요술상자다. 궁금증이 유발되면 실시간으로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즉시성이 그 만큼 향상된 것이다.
모바일뱅킹과 모바일쇼핑도 현실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1432만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는 3분기 중 100만명을 돌파해 137만명을 기록했다.
춘천으로 떠나는 여행길에서나,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서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쇼핑몰에서 펜션을 예약하거나, 친구와 함께 볼 영화 좌석을 예매하기도 한다. 올해에는 스마트TV 기반의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빅뱅의 중심에 선 스마트폰=기술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었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성큼 다가왔고,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디지털 유목민들은 길거리에 넘쳐난다. 더욱이 요즘에는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도 올해 판매되는 휴대폰 10대 중 2대(대수기준)는 스마트폰이 차지할 전망이다. 물론 금액기준으로는 스마트폰 비중이 50%를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애플 아이폰발 스마트폰 혁명은 전 세계를 스마트빅뱅으로 몰아넣었다. 우리 사회는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스마트 바람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특히 2011년은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5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는 ‘스마트폰 원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국내에서만 600만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열풍의 강력한 대항마 스마트패드=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스마트패드가 시장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현재로선 스마트패드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휴대폰과 PC의 장점만을 모아 놓았지만, 그러한 컨셉트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스마트패드는 이동성과 즉시성을 높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들의 인터넷 이용시간을 늘릴 것이라는 점이다. 부팅시간이 긴 PC와 달리 통신기능을 갖춘 스마트패드는 항상 켜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문 또는 책 읽기는 휴대폰에 비해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7인치 화면은 휴대폰으로 신문을 보는 것에 비해 시원한 느낌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마트패드는 미디어빅뱅을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쇼파에 누워서도 자동차 경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갤럭시탭을 두손으로 잡은 뒤 탭을 움직이면 앞으로 달려나가는 자동차의 속도를 몸으로 체험할 수도 있다.
뉴스위크 컬럼니스트 다니엘 리용스는 아이패드 애찬론자가 됐다. 그는 “아이패드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책을 읽으며, TV를 보는 방법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스마트패드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합친 스마트패드 판매량은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1년 세계 스마트패드 시장 규모는 5500만대로, 4000만대로 예상되는 넷북의 시장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에는 한국의 LG전자를 비롯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HP·델·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태블릿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TV발 제2차 스마트혁명 예고=스마트폰 바람은 새해 들어 스마트TV로 옮겨가면서 또 다른 히트상품을 만들어 낼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에는 스마트TV라는 강력한 미완의 대기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부터 스마트TV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한 결과는 오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전시회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CES를 통해 데뷔할 스마트TV는 2011년 전 세계인들의 삶에 또 한 번 충격과 혁신을 가져달 줄 전망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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