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기획]스마트 단말기

 “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비즈니스는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700만 시대를 숨 가쁘게 달려온 국내 모바일 시장이 새해는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패드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잇따른 출시로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예고하고 있다.

 새해 스마트폰 사용자는 휴대폰 사용자 3명 중 1명을 넘어 절반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하는 한편, 스마트패드 시장 역시 다양한 제조사에서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며 새로운 콘텐츠 유통과 소비의 플랫폼으로 모바일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몰고 올 스마트 혁명은 아직 쓰이지 않은 이야기다.

 ◇스마트폰 2000만대 시대를 향해=2009년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불과 40만~50만명 수준에 그쳤다. 전체 휴대폰 가입자 대비 2% 안팎에 그치는 매우 미미한 비중이다.

 하지만 2009년 말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 갤럭시S를 내세운 삼성전자 등의 반격이 가속화하면서 빠르게 확대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말 무려 10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700만대’ 선을 돌파했다. 이미 갤럭시S가 출시 6개월 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아이폰 시리즈(3GS·4) 역시 18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이끌어 냈다.

 스마트폰에 대한 열기와 관심은 올해 더욱 가파른 수직상승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해에는 휴대폰 약정 가입자 중 약 1500만명의 의무 사용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단말 교체 수요가 스마트폰으로 이어질 경우 상반기 중 1000만명은 물론이고 연말께면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명 시대를 논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해 들어 2011년 말까지 의무약정 기간이 종료되는 사용자는 SKT가 가장 많은 800만명 가량이며,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약 500만명, 25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새해 국내 시장은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간 양강구도 속에 LG전자·팬택 등 국내 업체는 물론이고 모토로라·HTC·소니에릭슨·림(RIM) 등 지난해 시장경쟁에 뛰어든 글로벌 제조사들에 이어 델 등 새로운 시장 세력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스마트폰 업체 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OS 삼국지, 불꽃경쟁=스마트폰은 PC의 윈도와 같은 운용체계(OS)와 1㎓급 고성능 프로세서(CPU)가 장착되고, 4인치 안팎을 오가는 대형 화면을 가진 휴대폰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른바 ‘손안의 PC’로도 불린다.

 스마트폰이 한때 노트북이 가졌던 수준의 컴퓨팅 능력을 품기 시작하면서 어떤 OS 플랫폼을 탑재했느냐에 따라 출신 성분이 달라져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기능 등도 사뭇 달라진다.

 지난해까지 모바일 세상의 OS는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적용된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펼치는 맞대결 구도로 요약됐다. 사용자 저변으로만 보면 오히려 안드로이드가 우세한 형국을 보였다.

 안드로이드는 ‘컵케익-도넛-이클레어’를 거쳐 최신 OS버전인 프로요(2.2)가 전 세계 다수의 안드로이드폰에 제공되면서 그 기능과 경쟁력은 날로 높아졌으며 올해 2.3 버전인 진저브래드가 탑재된 제품의 출시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더욱이 태블릿을 지원하는 허니콤(3.0버전)이 적용된 패드제품의 출시도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거침없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PC 시장에서의 제왕적 지위를 잃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4분기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최신 OS인 윈도폰7을 탑재한 신제품을 미주와 유럽 등지에 선보이며 세 확산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폰7 스마트폰은 사람·사진·게임·오피스 등 6개 허브 구조를 통해 여러 콘텐츠와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고 기존 PC 기반 시스템과 효과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해 모바일 시장은 ‘iOS-안드로이드-윈도폰7’ 등 OS 삼국지가 펼쳐지는 원년에 해당한다.

 ◇스마트 디바이스 2라운드=새해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고성능화’와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잡이를 충족하기 위한 제품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미 1㎓급 프로세서를 적용하며 넷북 이상의 처리 수준을 보인데 이어 듀얼코어 탑재 등을 통해 애플리케이션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원활한 처리를 돕는 하이엔드급 제품의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능 경쟁과 함께 보다 넓은 사용자 저변 확보를 위해 가격 경쟁력까지 가진 보급형 제품의 출시로 이원화된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삼성전자가 만든 구글의 두 번째 브랜드폰 ‘넥서스S’가 공개돼 시장 공략의 시동을 걸었고 LG전자도 듀얼코어를 적용한 고성능 모델 ‘옵티머스2X’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한 애플의 차기작과 소니에릭슨의 전략폰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PSP)’폰도 꼬리를 무는 출시 루머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이패드·갤럭시탭의 출시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스마트패드 시장도 CES나 MWC 등 글로벌 대형 IT행사를 통한 새로운 경쟁제품의 발표 소식이 전해지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RIM의 ‘블랙베리 플레이북’에 이어 안드로이드 허니콤 탑재가 점쳐지는 모토로라의 태블릿을 비롯해 LG전자도 스마트패드 시장 마수걸이에 나설 태세다. 이 밖에 최근 5인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폰 ‘스트릭’을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경쟁에 뛰어든 델을 비롯해 팜을 인수한 HP·에이서 등 PC 시장의 강자들까지 스마트폰과 패드 등을 선보이며 바야흐로 전방위 대전의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