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트렌드를 이끄는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행보에서 스마트 세상의 미래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조성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업무 방식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기업들의 스마트한 전략은 다양하다. 각 기업의 강점을 살려 스마트 빅뱅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이들의 전략을 알아본다.
◇시스코, 스마트+커넥티드 커뮤니티=시스코는 친환경의 미래 도시 개발을 위해 ‘스마트+커넥티드 커뮤니티(S+CC)’라는 사업을 본사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해 추진하고 있다.
도시지역으로 인구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타난 교통·환경 등 다양한 직면 과제들을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것이다. 또 새롭게 계획 중인 도시에 처음부터 첨단 네트워크 인프라를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한다면 중복투자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서 나온 전략이 바로 S+CC다.
도시 건축 및 운영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토콜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용은 물론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시스코는 설명했다.
친환경의 스마트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시스코의 노력은 세계 전역에서 상당 부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는 암스테르담에서 ‘스마트워크센터’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암스테르담은 시스코와 스마트워크센터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시 주변에 텔레프레즌스, VPN, IP 텔레포니 등의 통신기술로 사무실과 같은 업무 환경을 지원하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여러 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의 로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전력회사인 듀크에너지와 손잡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가정용 전력관리기기(HEC)를 공급하기로 했다. 다양한 에너지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터치스크린 화면에 구현하고 있는 이 기기를 통해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시스코는 한국·중국·인도·중동 등 신도시 개발을 준비 중인 국가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마치 네트워크 인프라가 전기·수도·하수도와 같은 기간시설로 고려된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송도다. 시스코는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시스코는 인천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ICT 솔루션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로, 또 도심의 리소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전격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시스코는 본사 차원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커넥티드 커뮤니티 사업을 위한 시스코 글로벌센터를 송도에 설립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시스코의 S+CC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위한 본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2011년까지 120명 규모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BT, 스마트워크=BT는 전 세계적으로도 스마트워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영국 통신업체 브리티시텔레콤(BT)이 꼽힌다. 스마트워크는 스마트폰·인터넷·IPTV·케이블 등 각종 방송통신 서비스를 활용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과 방식을 말한다. 지능형 근무환경 구축을 통해 비용절감과 생산성 제고의 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교통 혼잡 및 사무공간 운영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소, 여성·장애인의 근무환경 개선 등의 경제·사회적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350만명이 스마트워크를 이용할 경우 연간 공간효율화를 통한 직접비용이 33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출·퇴근시간은 2만5000년, 연료절감 2억리터, 이산화탄소 46만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BT는 1993년부터 BT워크스타일이라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해 9만2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85%가 스마트워킹에 참여하고 있다.
영국 BT는 스마트워크 도입으로 연간 7억5000만파운드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와 직원 업무만족도 50% 상승, 직원 병가율 63% 감소, 사무실 내근자 대비 원격근무자의 업무생산성 20~60% 향상이라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BT는 조직원들의 사고방식을 우선적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했다. 회사 사무실에서 개인 사무공간이 사라지고 팀원들과 떨어져 근무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 2000년 초창기에는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설득하는 등 힘든 과정을 거쳐 정착될 수 있었다.
현재 스마트워크는 BT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롤모델을 자사가 직접 구현함으로써 너도 나도 BT의 스마트워크를 따라하려고 하고 있다. BT의 컨설팅과 BT의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BT 인력들도 스마트워크 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워크 확산에 적극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경기도 분당과 서울 도봉구청 2곳에 스마트워크센터를 만드는 한편, 2015년에는 공무원의 30%가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하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HP, 클라우드 서비스=클라우드 서비스는 IT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게 하는 스마트 빅뱅을 이끄는 하나의 방법이다. HP의 전사적인 클라우드 전략은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관리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기업 내부 IT조직이 기술 관리 영역에서 벗어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자 모델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HP의 클라우드 솔루션은 HP의 전반적인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전략인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onverged Infrastructure)에 기반해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소프트웨어, 컨설팅 서비스 전체를 포함한다.
HP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이른 시일 내에 구축할 수 있는 올인원 솔루션 클라우드 스타트(Cloud Start)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HP가 지난해 선보였던 인프라 중심의 클라우드 매트릭스(Cloud Matrix) 솔루션에 소프트웨어 자동화 솔루션 HP BSA(HP Business Service Automation)와 컨설팅 서비스까지 하나로 묶은 것이다.
HP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페이퍼유스(Pay Per Use·이용에 따라 지불하는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해 새로운 서비스를 자동으로 확장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HP는 앞선 클라우드 기술·지식·경험을 다양한 파트너와 공유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 및 발전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에게 무료 온라인 사진 앨범을 제공하고 웹 상에서 디지털사진이나 비디오를 공유·편집·프린트까지 할 수 있는 스냅피시(SnapFish), 클라우드를 통해 문서를 저장 및 공유하고 언제 어디서나 가까이에 있는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프린트(CloudPrint) 등이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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