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생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증거를 확보하는데 국내 한 중소기업의 영상기술이 일조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다.
지난 18일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과 충돌하면서 중국인 2명이 사망하고 해경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경은 충돌 당시 촬영한 영상과 레이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 확보에 아이디폰이라는 중소업체가 개발한 영상시스템이 활용된 것.
아이디폰(대표 엄현덕)이 지난 2008년 말 해경에 공급한 이 시스템은 해경들이 착용하는 헬멧에 고화질의 영상카메라를 내장한 것으로, 긴박한 상황에서도 해경들이 주시하는 방향의 현장을 촬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밀 장치다. 채증을 위한 각종 위치 값은 사용자가 맨 가방 안 저장장치를 통해 영상과 함께 저장되도록 설계됐다.
채증에 실패면 현장에서 체포하더라도 풀어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상뿐 아니라, GPS 좌표 값과 조타실의 위도·경도 표시까지 모두 채증해주기 때문에 중국 어선이 고의적으로 우리 수역을 침범했고 해경에 폭력을 행사한 증거를 포착할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장치가 없었다면 무기를 휘두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중국 선원들을 주시하면서 촬영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며 “2008년 말 해경에 30대를 공급했고 경비정 당 한대씩 배치돼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 ‘G20 서울 정상회의’에도 경찰이 착용한 검은색 뿔테 안경에 초소형 감시 카메라를 내장해 공급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