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기획]기업 풍속도를 바꿔 놓은 `스마트`

 “이거 없으면 난 장사 못해요.”

 경기 광명시에서 피자가게를 하고 있는 박경빈 사장(37)은 스마트폰 신봉자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가맹점 도우미’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없었다면 아르바이트생 두어 명은 족히 더 써야 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별 결제 건수와 금액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한다. 카운터엔 별도의 장부도 없다. 그만큼 손님을 맞고 피자를 굽는 일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중견 보일러 전문업체인 귀뚜라미홈시스는 최근 전국의 자사 AS기사 840명에게 기존 PDA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해 지급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AS 현장에 나간 기사들은 수기 방식의 기존 업무 형태를 바코드 스캐닝으로 바꿨다. 수리비 역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로 결재가 가능하도록 해 고객들의 호응도 얻었다.

 이 회사 김관영 팀장은 “PDA는 많으면 하루 10건 처리가 통상적이었는데, 스마트폰 보급 이후 20~25건으로 많아졌다”며 “업무 효율이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빅뱅은 정부부처나 대기업을 넘어 이제는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새해부터 2014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2400억원을 투입, 중소기업들의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

 이로써 방통위는 향후 4년간 국내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도입기업이 65만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중소기업은 전체 약 300만곳 가운데 8.1%인 25만곳 정도다.

 중소기업이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지원을 받으려면 정부가 지정한 단체에 구축을 신청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거나, LG CNS·삼성SDS 등 시스템통합(SI)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솔루션을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를 받고 이용료는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먼저 이동통신회사나 SI·솔루션업체 등이 중소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지원하고, 중소기업도 세부적인 투자 및 운영계획을 제시하는 경우 해당 중소기업에 1년간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한다. 지원금액은 10인 기준으로 연간 500만원 수준이다.

 방통위는 또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도입기업의 생산성 향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모바일생산성지수(MPI:Mobile Productivityjs Index)’를 개발, 생산성 증대 효과를 측정하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1년 정도 지원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밖에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위해 편의성과 보안이 강화된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2.0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기업무 환경이 구현 가능하도록 모바일 가상 LAN 기술을 개발하고 전산자원 이용 효율성 증대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홍진배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2014년까지 총 65만개 기업에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소기업에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환경이 구축되면 스마트워크가 본격화돼 기업 생산성은 높아지고 이동은 감소시켜 저탄소 녹색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빅뱅은 기업은 물론이고 학교와 병원에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울산과기대는 지난 봄학기부터 1·2학년 학생 전원과 교직원에게 아이폰을 지급했다. 아이폰에서 구동하는 학습관리시스템 ‘블랙보드’를 교육과정에 활용토록 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아이폰으로 강의를 듣고 숙제를 하며, 수업 중 토론에 참여한다. 강의 도중에 실시간으로 질문을 전송해 수업 이해도를 확인하는 기능도 갖췄다.

 서울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부터 의료진이 스마트폰으로 환자 이력과 엑스레이 사진 등 각종 정보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메디 스마트’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담당 의사가 출장 등으로 병원 밖에 있을 때도 실시간으로 입원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홍승모기자 sm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