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임배 케이디파워 사장

[이사람]김임배 케이디파워 사장

 보통 샐러리맨의 성공스토리를 얘기할 때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의 지위까지 오른 경우를 말한다. 전기업계에도 직원으로 입사해 사장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 있다. 김임배 케이디파워 사장이다.

 29일 김 사장은 자기 사진을 붙인 명함에 직접 이름을 써넣는 걸로 일과를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정성어린 그의 명함을 보고 기억해달라는 의미다. 실제로 그를 한 번 본 사람은 쉽게 잊지를 못한다.

 “정말 목숨을 건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입사 때 면접에서 10년 후 이 회사의 사장이 되겠다던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게 됐네요.”

 김 사장은 이미 업계에서 전설적 인물로 통한다. 1999년 케이디파워에 대리로 입사, 1년에 한 번 꼴로 승진했다. 지금은 케이디파워 대표와 함께 전체 영업총괄을 겸하며 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불과 10년 전에는 외환위기 여파로 실직상태였다. 잘 나가던 당시 이천전기(삼성계열로 IMF 시절 부도)가 무너질 줄은 몰랐다고 한다.

 “회사가 부도났다는 것도 텔레비전을 통해 알았죠. 딸린 식구들도 있는 상황이라 막막하기만 했죠.”

 그가 목숨까지 걸고 일했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는 곧 움직였고 케이디파워의 문을 두드렸다. 입사 후 그의 역량은 영업을 담당하면서 나타났다. 한 달 수주액이 10억원을 넘기는 것은 예사였다. 철저한 인센티브제도를 추구했던 박기주 케이디파워 회장의 인정을 받아 승승장구 하게 된다. 이를 기념하는 ‘김임배의 날’까지 제정되기도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항상 회사가 어려웠거나 중요한 기로에 놓였을 때 늘 중심에 있었습니다. 다. 어려운 일은 도맡아 해결했던 거 같아요.”

 그의 업무 처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입사 당시는 상사였지만 지금은 부하직원 신분이 된 임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직원 관리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케이디파워의 조직시스템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회사도 그와 함께 성장했다. 입사 당시인 1999년 8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32%에 달하고 자회사도 7개를 거느린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수배전반과 기존 형광등에 비해 전기요금을 3분의 2로 줄인 LED형광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올 매출 2700억원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업자가 가졌던 DNA가 그대로 이어져야 100년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니 열정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직원들을 만들기로 한 거죠.”

 케이디파워의 아바타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된 계기다. 교육과 학습을 통해 차세대 리더를 단계별로 육성하는 것이다. 100년 기업의 미래를 위한 작업이다.

 김 사장은 요즘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10년 전 목표를 이뤘으니 향후 10년을 생각하는 것이다.

 “회사 성장에 힘입어 10년 뒤엔 우리나라 100대 CEO에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웬만큼 해서 될 일은 아니죠. 먼저 회사를 1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겁니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스토리는 있어야 하니까요.”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