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금’ 취급을 받았던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는 1414만7998명으로 7월 이후에만 34만5800명 늘었다. 가입자 수가 하루 평균 3262명씩 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올 상반기 하루 평균 가입자 수(1875명)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법적으로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임의가입자, 즉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의 자발적 가입이 늘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2008년 말 2만7600명 수준이던 임의가입자는 이달 27일 현재 8만8378명으로 급증했다. 올 7월 이후 하루 평균 가입자는 357명으로 상반기 74명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 노후에 별다른 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전업주부들이 ’노(老)테크’ 수단으로 국민연금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임의가입자 가운데 여성 비중이 80%를 넘고 연령대로 보면 40ㆍ50대 전업주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상당수 서울 강남 주부들은 임의가입자 월 최고액인 33만1000원을 납입한다는 후문이다.
류동완 국민연금 부장은 "매달 33만여 원씩 20년을 납입한다면 60세 이후 현재 가치로 매달 60만원가량을 받게 된다"며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볼 때 20년 이상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부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노령연금 수령 중에도 가입자인 남편이 사망할 경우 유족연금액의 20%를 가산해준다.
연금 수급자들의 실질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전년도 물가 변동률만큼 매년 연금 지급액이 인상되는 장점도 있다. 10대와 20대의 가입도 늘었다. 소득이 없는 10대와 20대 임의가입자는 지난해 말 불과 180명 수준이었으나 현재 1300명을 넘어섰다.
[매일경제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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