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이버대학원이 2011학년도 전기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사회복지학과 등 일부 학과로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이에 대학원들이 ‘석사 수준’에 걸맞은 학문을 내세우지 않고 높은 경쟁률을 위한 ‘장삿속’만 부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3개 사이버대학원이 추가 지정되면서 새해에는 4개 사이버대 8개 대학원이 운영된다. 이들 대학원이 지난달 말 대학원 모집(일부 학교는 1차 모집)을 마감한 결과, 대부분 ‘복지’ 관련 계열로 인원이 몰렸다. 휴먼서비스대학원과 상담심리대학원을 운영하는 서울사이버대는 120명 정원에 600명이 몰려 공개된 경쟁률 중 가장 높은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웰빙문화대학원으로 처음 문을 연 원광디지털대 대학원도 48명 모집에 90명이 지원해 2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한 사이버대 관계자는 “상담심리나 사회복지 등이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 성과를 내기에 안성맞춤이라 인기가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기존 대학교 학문 커리큘럼의 높은 경쟁력을 내세워 개설한 일부 대학원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09년 국내 1호 사이버대학원을 연 한양사이버대의 IT MBA 대학원이 4대 1, 경희대학교 글로벌한국학 전공이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전공은 경쟁률 밝히기를 꺼려할 정도로 지원율이 낮았다. 면접 탈락자를 계산하면 정원 미달인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높은 경쟁률은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는 소위 ‘실용학과’에 몰리는 현상에 편승해, 사이버대가 대학원 석사 학위에 걸맞지 않는 커리큘럼을 내세우며 마치 자격시험 사설학원과 같은 홍보로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사이버대학원이 당장 경쟁률을 내세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시급한 가운데 일반 대학원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등록금으로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이버대는 학부에 비해 대학원 과정은 수익을 내기가 훨씬 까다로운 구조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사이버대 학부 과정은 학생 200명 당 교수 1명을 배정하면 되지만 대학원의 경우 학생 40명 당 교수 1명을 배정해야 한다. 또 논문지도를 위해 학부에는 없는 실시간 화상강의도 의무로 제공해야 한다.
한 사이버대의 대학원설립추진단장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일부 사이버대학원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석사 학위 수준의 학업 성과를 낼 수 있겠냐”며 “일부 사이버대가 대학원 사업의 수지타산을 맞추고 높은 경쟁률을 내세우기 위해 대학원의 격에 맞지 않는 장삿속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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