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해부터 ‘갤럭시S’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스마트폰을 국내에서만 생산하던 삼성이 중국 현지화를 추진함에 따라 올해 국내 휴대폰 생산 비중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관련 부품 업체들도 중국 내 부품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톈진 공장에서 갤럭시S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부터 공정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후이저우에도 저가 스마트폰 모델 생산을 위해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사에도 중국 내 생산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케이스를 제조하는 플라스틱 사출업체들은 톈진에 갤럭시S용 케이스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완료했다. 프레임·외장재 등으로 사용되는 금형 제조업체들은 초기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칩 부품, 터치스크린 등 중국 내 생산이 쉽지 않은 고급 부품은 초기에 국내에서 공수받다가 현지 생산 및 공급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거점으로 톈진을 주목한 것은 품질 관리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톈진은 2000년 초반 삼성이 중국 생산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곳으로 5~7년 경력의 숙련도 높은 현지 생산인력이 포진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고가 제품인 풀터치폰 생산에도 성공해 스마트폰 생산에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요인은 인건비 상승, 세제 혜택 축소에 따른 인프라 비용 상승이다.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 속도가 생산성 향상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어 중저가 제품 라인만으로는 공장을 운영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에 따라 저가 모델 생산은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중국은 중고가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부품업체에는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지난해 갤럭시S·갤럭시탭의 인기로 국내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는 국내 생산 수량을 5300만대로 설정했지만, 갤럭시S 때문에 6500만대 이상을 생산했다. 갤럭시탭 물량도 고스란히 국내 업체가 수혜를 봤다. 대부분의 스마트 제품 생산이 국내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스마트폰 생산이 중국으로 대거 이전할 경우,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수 있다. 부품업체들도 국내 시장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중국 시장 진출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케이스 등 일부 부품은 톈진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국내에서 제조하는 제품 수준이 거의 비슷해졌다”면서 “갤럭시탭의 중국 생산도 곧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휴대폰 생산계획을 4800만대 수준으로 발표했다. 전체 휴대폰 생산량은 작년(2억8000만대)보다 18% 늘린 3억3000만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에 대해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텐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중국 이외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은 전부 국내 구미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국내 생산비중 축소…`텐진 라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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