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이베이 옥션-G마켓이 ‘온라인 쇼핑’을 놓고 전면전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아이디(ID) 하나로 여러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고 결제하는 ‘체크아웃’ 서비스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면서 오픈마켓 진출 초석을 다져왔다. 이에 대항해 옥션-G마켓은 자사 데이터베이스(DB)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공문을 네이버에 발송, 결별 수순을 밟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체크아웃’ 서비스 프로모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에 오픈, 1년 반이 지난 현재 1229개의 인터넷쇼핑몰이 체크아웃 서비스와 연동돼 있다. 즉, 네이버 회원은 수많은 인터넷쇼핑몰을 일일이 로그인하는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자사의 스폰서링크에 네이버 체크아웃 서비스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신규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득템 찬스’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최저가’와 ‘무료배송’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옥션이 운영하는 ‘어바웃’을 겨냥해 디앤샵, 아이스타일24 등 종합인터넷몰과 7%를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픈마켓 3위 사업자인 11번가와 제휴해 지식쇼핑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에겐 2% 할인을 해주는 프로모션도 실시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네이버가 기존에 11번가로부터 받던 수수료(2%)를 포기하는 대신 11번가가 이를 고객 할인에 이용토록 했다”며 “지난해 말 이벤트가 종료됐지만 현재 새로운 프로모션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는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달 31일 네이버에 옥션-G마켓의 DB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네이버에서 옥션과 G마켓의 판매자가 올린 상품을 구입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공문을 받은 이후 네이버는 이베이와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부터 네이버 오픈마켓에 옥션과 G마켓 측의 신규 DB 유입이 중단됐으며 별도 페이지를 통한 구매도 불가능하게 됐다. 네이버와 이베이는 기존 DB도 일주일 안으로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베이 옥션-G마켓은 다나와, 에누리 등 타 가격비교사이트와의 제휴를 맺고 2%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네이버의 행보에 맞불을 놓았다. 옥션-G마켓 관계자는 “가격비교사이트, 오픈마켓, 판매자 중에서 누가 추가할인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이는 유통기업의 프로모션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이는 이번 조치에 대해 “네이버를 통해 물품을 판매할 경우 수수료(2%)에 쿠폰할인 부담 등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며 “수수료 및 쿠폰 부담이 너무 커 이를 협상하기 위한 것일 뿐 네이버 지식쇼핑을 견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배경을 밝혔다.
원윤식 NHN 팀장은 “지식쇼핑을 통한 네이버 오픈마켓 진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정미나 기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