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쿼터 감소로 희토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가 해외 희토류 광산을 매입하기로 했다. 희토류는 TV 형광재나 반도체 연마재 등 산업소재에 두루 쓰이는 희유광물이다.
정부와 광물자원공사가 매입을 추진 중인 희토류 광산 중 가장 유력한 곳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쿠테사이` 광산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4일 "작년 말 쿠테사이 광산 지분 100%를 보유한 캐나다 `스탠스에너지`로부터 지분 매각을 통한 공동 개발을 제의받았다"면서 "광산뿐 아니라 제련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쿠테사이 광산은 수도인 비슈케크 동쪽 악튜즈 탄광지대에 위치해 1960년대부터 구소련이 필요한 희토류의 80%를 공급해왔다. 이로 인해 희토류를 캐내 제련한 뒤 이를 실어나르기 위한 공장과 전력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이 이미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희토류는 성분 함량에 따라 17종으로 나뉘는데 이곳에는 15종이 매장돼 있다. 희토류의 평균 순도도 99%로 매우 높다. 더욱이 쿠테사이 광산에는 희토류뿐 아니라 은과 몰리브덴, 비스무트 등 다양한 광종이 매장돼 있다.
단점은 키르기스스탄이 소련에서 분리독립한 뒤 오랫동안 광산 개발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2009년 12월 스탠스에너지가 인수하면서 채굴사업이 재개됐다. 이로 인해 쿠테사이 광산 전체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 측 자료에 따르면 채굴이 중단된 1998년 기준으로 희토류는 51만5000t, 다른 광물자원은 2000만t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희토류 제품 2655t(2600만달러)을 수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희토류를 원료가 아닌 반가공품 형태로 중국과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형광재 등을 생산하는 중국 서안맥슨 프로젝트와, 중국 포두영신 자성재료 개발사업에 포스코와 함께 60%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희토류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해외 광산 매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병석 협성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희토류를 반제품 외에 원료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희토류 개발역량을 갖춘 키르기스스탄과의 협력은 중요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강천구 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은 "올 상반기에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해 베트남, 몽골에서 희토류 광산을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2009년 5만t, 2010년 3만t에 이어 올해는 1차로 1만4446t으로 줄인 만큼 광산 매입 등 종합적인 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희토류=희소광물로 촉매재, 형광재, 영구자석, 광디스크 등 다양하게 활용돼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중국은 전 세계 매장량의 30%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97%로 압도적으로 많다.
[매일경제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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