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업계의 거인 시스코시스템스가 ‘TV+인터넷’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든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이 내용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시스코의 움직임은 애플·구글과 같은 신흥 경쟁사업자를 막아내려는 케이블TV 사업자를 도와주는 게 목표다. 시스코는 5일(현지시각) CES 2011에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터넷 실시간·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구현할 셋톱박스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코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팔지 않고 케이블TV 사업자에만 판매하기로 했다. 셋톱박스를 소비자의 소프트웨어 환경과 가격 등에 맞춰주는 작업도 각 케이블TV 사업자에 맡길 방침이다.
시스코 ‘하이브리드 박스’는 콤캐스트와 같은 거대 케이블TV 사업자의 방송사업 영역을 넘보는 ‘인터넷 접속형(connected) TV’와 여러 단말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유용할 전망이다. 또 시스코의 전격적인 ‘TV+인터넷 셋톱박스’ 시장 진출은 소비자 거실에 침투하려는 전략을 품은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시스코는 지난해 10월 고선명(HD) TV와 광대역 인터넷에 연결해서 쓰는 일반 소비자용 영상회의시스템을 발표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는 가정 내 여러 방송·통신·전자기기의 중심(허브) 역할을 꿰찰, 이른바 ‘마스터(master) 박스’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일 것으로 읽혔다.
시스코가 셋톱박스 시장에서 직면할 경쟁자는 로큐(Roku)·박시(Boxee)·애플 등이다. ‘구글TV’에 셋톱박스를 공급하는 로지텍인터내셔널과도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IDC의 시장분석가 조나단 가는 “소비자가 여러 사업자로부터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새로운) 장비(셋톱박스)를 대여하거나 사는 것보다 기존에 방송을 시청하던 케이블TV 사업자로부터 빌리는 게 더 편리하기 때문에 시스코가 경쟁업체보다 유리하다”고 보았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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