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창세기’에 따르면 바벨탑이 무너지면서 인류는 분열을 맞았다. 국가, 민족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자 문화, 정치, 경제, 전통, 사상 등이 다르게 형성됐다는 이야기다.
이런 장벽 때문에 우리에게 해외 시장 개척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과제가 됐다. 내수 시장에서 ‘잘나가는’ 브랜드도 해외에 나가면 큰 벽에 부딪히곤 한다.
책은 ‘뉴바벨탑’ 시대의 도래를 선언한다. 5년 안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언어 장벽이 없는 시대가 열린다. 장벽을 스마트폰이 무너뜨렸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통한 언어 장벽 붕괴가 아니다. 정보기술(IT) 발전 덕분에 모국어를 쓰면서 언어 장벽을 경험하지 않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구글의 실시간 통역을 이용하면 외국인과 불편함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텔레프레즌스는 몇 천㎞ 떨어진 곳에 있는 석학을 불러낸다. 그루폰, 티켓몬스터와 같은 소셜 쇼핑은 하루에 부츠 1000만켤레를 팔 수 있는 시대를 만든다. 우리의 욕망과 오감을 측정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의 발달은 냄새 맡고 눈으로 본 것까지 검색할 수 있게 한다.
정치, 경제, 금융, 문화, 콘텐츠의 국경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책은 이런 시대에 누가 먼저 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는지가 미래 기업과 개인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전작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와 ‘소셜네트워크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에서 국내외 모바일 혁명의 사례와 소셜네트워크의 변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책에서는 5년 안에 찾아올 미래 기술과 변화를 예상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과 전략, 나갈 길을 제시한다. 소비자의 숨겨진 욕망을 읽고 충족시킬 수 있도록 창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것이다. 애플과, 구글 등 유명 IT기업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분석하면서 차세대 IT를 활용해 기업과 개인이 어떻게 미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운전자가 현재 몰고 있는 차의 속도와 차선 변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교통 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 등 제안도 신선하다.
김중태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1만7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