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CES 2011]최지성 부회장 "동맹 기업 많이 만들겠다"

 삼성전자가 신사업을 위해 잘하는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보다는 동맹 관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보다는 든든한 우군을 많이 만들어 삼성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혀 주목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단독 대표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사업을 위해서는 파트너가 많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 전략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그것보다는) 우리보다 잘하는 파트너와 동맹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인수한 메디슨 사례를 들며 “인수합병은 자칫 시장 자체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며 “기술 분야에 인수합병이 있더라도 주로 해외에서 있으며 국내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더 잘하는 기업과 적극적으로 제휴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부회장과 일문일답.

 

 -올해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경영계획은 전년 8월 쯤부터 시작한다. 8월에 이미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는데 사실 세부적인 면에서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시장상황이 급변했다. 그러나 매출과 손익 큰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 올해도 나쁘지 않다. 반도체·D램은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추세다. 낸드플래시는 다르다. 거꾸로 가격이 지난 반달 정도에 20% 이상 올랐다. 삼성의 강점은 사업의 포트폴리오다. 올해도 시장 전망 나쁘지 않다.

 -앞으로 기대를 하는 사업부는.

 △많은 사업이 1등을 했고 또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TV는 1등 사업이다. TV는 점유율을 더 높여 나갈 계획이며 여타 사업 중에서는 PC 등 IT솔루션에 기대가 크다. 늦게 시작한 생활가전 사업도 성과를 낼 것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데이터 사용이 폭증하면서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삼성이 반도체 등 디바이스는 강한데, 세트에서는 뒤처지는 배경이 있다면.

 △작년에 스마트폰 때문에 혼났다. 부품을 엮어서 제품을 만들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에코 시스템은 많이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제품 디자인도 많이 좋아져 올해 CES에서도 많은 제품이 혁신상과 디자인상을 받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야할 길이 멀고 그렇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이맘때 이건희 회장이 복귀하면서 어떻게 회사가 바뀌었나.

 △지난 1년을 보면 회장께서 복귀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투자와 고용계획을 발표했는데 한 그룹의 결정을 떠나서 사회에 주는 메시지와 산업계가 받는 메시지도 다르다. 이것은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뛰어 넘는 것이다. 앞으로 안정된 체제에서 삼성이 더욱 큰 비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회장 복귀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이 동반성장이었다. 반대로 중소기업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한다는 지적도 많다.

 △상생은 오래전부터 회장이 강조한 이야기다. 삼성 원가 기준을 보면 재료비 기준으로 65% 정도가 자재비로 나간다. 여기에 장치 비용까지 계산하면 70% 이상이다. 65~70%는 협력사가 공급해준다. 협력업체가 경쟁력이 없으면 우리도 경쟁력도 없다. 조립업에 있어서 협력 혹은 하청업체라고도 했는데 우리가 협력업체라는 말을 처음 썼다. 지금도 파트너라는 마인드는 마찬가지다. 인력 수급 측면은 산업 생태계를 보면 벤처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대기업이 사서 키워가는 형태다. 자연스러운 활동의 일환이다.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한 사람도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에 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선순환이 아닌가 싶다. 이런 기회마저 없다면 그것이 더 불공정한 것이다.

 -신수종 사업의 평가는.

 △신수종 사업은 기존 사업과 비교해 불확실성이 많다. 기업은 크는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해 체외 진단기기 시장이 450억달러, 영상진단 시장이 350억달러 합하면 800억달러다. D램과 낸드를 합하면 500억달러다. 고령화 추세를 볼 때 성장 속도는 더 빠르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런 시장을 볼거고 거기서 삼성 브랜드를 높여 나가겠다.

 -10년 후 삼성 모습은.

 △10년 전 TV는 CRT였다. 10년 후 어떻게 됐나. 지금 CRT는 몇 천만대 남았다. 오늘 히트상품이 10년 후 있기 힘들다. 올해 말이 지나면 클래식 LCD TV는 없어질지 모른다. 10년 후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어떤 기술을 선택하고 투자하는 지가 중요하다. 결국은 얼마나 잘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부가 가치를 주는가가 중요하다.

 △무안경 방식 3DTV 전망은.

 -전자제품은 사면 후회한다고 한다. 무안경식도 비슷한 사례인데 언젠가는 올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과잉 기대를 불러일으키면 좋지 않다.

 △브라질 재투자 계획은 없나.

 -브라질 시장서 철수했는데 1억달러 적자봤다. 환율 위기를 겪고 지급불능 사태에 빠지면서 철수했다. 다시 들어가 최근 재정비해서 마나우스에는 가전, 상파울루에는 IT제품을 생산 중이다. 국경 지대인 마나우스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올해 몇 천만달러 투자한다. 시장 보호 정책이 강해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물류 리드타임도 엄청 길다. 현지 공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경쟁사가 소니와 협력했다. 어떻게 보나.

 -시장에서 파트너냐, 경쟁자냐는 명확한 구분이 없다. 한쪽에선 경쟁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협조한다. 회사마다 전략이 있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소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경하는 회사고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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