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적립식펀드의 힘…3년 누적수익률 36% 달해

자영업자 임민욱 씨(38)는 코스피가 처음 2000을 넘었던 2007년 10월 적립식 국내형 주식 펀드에 가입했다. 지금까지 임씨는 월 100만원씩 총 40회에 걸쳐 꼬박꼬박 펀드에 돈을 넣었다. 투자원금은 총 4000만원. 현재 임씨의 펀드 설정액은 5250만원으로 투자수익률이 31.25%에 이른다.

3년 전 임씨가 적립식 대신 거치식으로 한번에 4000만원을 같은 펀드에 넣었다면 펀드 잔액은 얼마가 돼 있을까. 4162만원이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 거치식 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입은 손실이 커 누적수익률이 4.05%밖에 안된다. 투자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던 적립식과 거치식의 차이가 3년 후 무려 1000만원의 현금 격차로 돌아왔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4년 1월 이후 적립식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이달 5일 현재 74.52%, 거치식은 183.31%로 나타났다.

2004년 1월 820대였던 종합주가지수는 지금 2070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7년 전 목돈을 거치식 펀드에 넣고 그대로 묻어둔 투자자라면 대체로 투자 시점과 현재 시점의 주가지수 차이만큼 이익을 봤을 것이다. 매월 일정액을 불입해야 하는 적립식 펀드는 그때그때 매입단가가 달라서 이처럼 폭발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거치식 펀드의 이 같은 매력은 하락장에선 오히려 치명적 단점이 된다. 코스피 최고점이었던 2007년 11월 1일 이후 적립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5.94%인 반면 거치식 펀드는 4.18%에 머물고 있다. 최고점에 가입한 거치식 펀드 가입자들은 최근에야 겨우 원금을 회복했다.

적립식 펀드가 갖는 경쟁력의 핵심은 `평균매입단가 인하효과(Cost Averaging Effect)`에 있다. 장이 나빠져 주가가 떨어지면 적립식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 평균 매입단가가 계속 낮아지는 것이다. 상승장으로 진입했을 때 매입단가가 낮은 적립식의 회복 속도가 거치식에 비해 빠른 것은 당연하다.

[매일경제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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