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근 공격적 투자와 채용 확대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국외사업 개척을 위한 출장에도 적극 나선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총수들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올 한 해 지구촌을 누빌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곳곳에 제품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갖고 있는 삼성 현대차 LG 등 그룹 총수는 글로벌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STX와 포스코 등 중후장대 업종 총수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발전 가능성이 큰 아프리카나 남미 등으로 날아갈 전망이다.
새해 들어 가장 먼저 적극적인 외국 출장 의지를 보인 사람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삼성그룹 신년하례회 때 "올해는 작년에 비해 외국으로 나갈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은 본인 칠순 행사가 예정돼 있고 다음달은 평창 동계올림픽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평가단이 실사를 위해 방한해 20일까지 체류할 예정인 만큼 2월 하순께 외국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다만 출장지와 출장 목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4월과 5월에는 스위스 등에서 열리는 IOC 관련 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들어 첫 외국 출장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택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를 둘러보고 삼성 주요 거래처인 IT기업 CEO들을 만나기 위해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그동안 주로 국외 공장을 둘러본 점에 비춰볼 때 상반기 기공식을 앞둔 브라질 공장이 첫 출장지로 거론된다. 이미 지난해 말 정 회장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브라질을 다녀와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을 감안하면 정 회장 신년 첫 출장은 브라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은 디트로이트 모터쇼 참석을 위해 5일 밤 미국으로 출국했다. 디트로이트로 가기 전 현대차가 후원하는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개막 경기가 열리는 하와이에 들를 예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각 사업을 맡고 있는 사장들에게 업무를 전폭적으로 위임하는 스타일이라 다른 그룹 총수에 비해 외국 출장 횟수가 적다. 올해 외국 출장 일정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출장지로 중국이 거론된다.
LG는 지난해 말 중국 정부에서 광저우에 LCD패널 공장을 설립하라는 허가를 받았다. 광저우 LCD공장 착공식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행사 참석차 출장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최 회장은 5년째 이 행사에 참석해 에너지ㆍ자원 개발 분야 거물들을 만났다. 최 회장은 포럼 기간에 자원 확보, 2차전지 등 신성장 분야에 관한 정보를 얻고 중국ㆍ중동ㆍ남미시장 전략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올해 첫 출장지를 아프리카 가나로 잡았다. STX는 지난해 말 아프리카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주택 20만가구를 건설하는 주택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강 회장은 이달 열리는 기공식에 참석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이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4개국을 방문하는 등 `자원 보고` 아프리카를 공략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2014년까지 철광석 등 원료 자급률을 50%까지 올린다는 방침이어서 아프리카를 전략 지역으로 선정한 상태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첫 외국 출장지로 정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전력산업을 둘러보고 지하케이블사업 타당성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첫 외국 출장지는 일본이다. 신 부회장은 이달 중순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롯데그룹 사업장들을 둘러보고 새해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이승훈 기자/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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