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들이 2세 경영을 가속화하면서 산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중소 부품업체들의 2세들이 가업 승계를 포기하면서 숙련공 이탈, 노하우 소실 등으로 경제에 활력을 잃고 있는 것에 반해 국내 부품업계에는 ‘젊은 피`들이 수혈되면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삼화콘덴서그룹·서원인텍·신양엔지니어링 등 업체들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한 것에 이어 인탑스·서울반도체·성호전자 오너 2세들의 경영 수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창업 1세대인 선대가 척박한 부품산업을 ‘실전 감각’으로 개척했다면, 2세들은 해외유학 등 체계적 경영지식을 무기로 회사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탑스·서울반도체·성호전자·블루콤 등 대표 부품업체 오너 2세들은 해외 유학 후 아버지 회사 임직원으로 입사,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김재경 인탑스 회장의 장남인 김근하 이사는 지난해 3월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1977년생으로 올해 34세인 김 이사는 현재 기획 및 신규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파(한양대 경영학과)인 김 회장과 달리 미국 워싱턴대 MBA를 졸업한 유학파다. 자산운용사인 PCA에셋코리아와 삼성전자 등을 거쳐 인탑스에 입사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의 아들 이민호 씨는 지난 2009년 재무회계그룹 대리로 입사, 자금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1980년생으로 올해 31세인 이 씨는 지난 2008년 이정훈 사장으로 부터 서울반도체 주식 448만주를 증여받아 주요 주주로도 참여해왔다. 현재는 주식수가 507만주까지 늘었으며, 지분율도 8.71%에 이른다. 이 씨 역시 국내파인 이정훈 사장과 달리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회사에서 자금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말했다.
박현남 성호전자 회장의 장남인 박성재 상무는 기획 및 해외 수출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자로 상무이사 발령을 받았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인재로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다. 국제 감각이 뛰어난 만큼 수출 실무에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상무 역시 성호전자 주식 78만주를 확보해 지분 2.71%를 보유 중이다.
이형수·안석현기자 goldlion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부품업계 오너 2세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