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사장이 새해 벽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 현장에서 첫 해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 사장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이었다.
이 사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반갑게 만나 일일이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나눠주며 최근 근황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사장 신분이었지만 이건희 회장, 최지성 부회장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한껏 몸을 낮췄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글로벌 바이어를 챙기는 등 사실상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선 분위기였다.
먼저 승진 소감에 대해서는 “역할이 크게 변한 게 없는데 주위에서 기대가 큰 것 같다”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인터뷰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이 회장에 대해 할애했다. 그는 “(이 회장님은) 끝없이 도전하는 분으로 엔지니어보다 더 많이 알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개인이든 회사든 지고는 못 배기는 DNA를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이 그런대로 좋은 편이었지만 자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전진해 나가자는 게 일관된 메시지”라며 “도전정신에 관한한 전 세계에서 회장님을 따라잡을 사람이 없어 천하의 최지성 부회장같은 경영자도 무서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장님의 도전정신을 똑같이 따라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화해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부회장 소개로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의 존 브로이트 커리스 앤 딕슨스 그룹(Currys and Dixons group DSG) 디렉터를 만나 고객과 제품에 대해 한참 동안 이야기했다.
현지시각으로 4일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이 사장은 7일 오후 삼성전자 부스에 도착해 3시간여 동안 소니·파나소닉·모토로라·도시바·LG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이 사장은 각 전시장에서 3DTV·4G폰·스마트패드·디지털 카메라 등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으며 각 부스에서는 3D 안경을 직접 써 보는등 다른 회사 제품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 사장의 전시장 방문은 최지성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