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 조리기구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 앞다퉈 고성장 비전을 내놓았다.
두 업체는 2014~15년까지 매년 20~30%씩 매출을 늘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를 제치고 세계 1위 가전업체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을 앞세워 가전의 새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수처리, 빌트인 등 신수종 사업의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과 공기, 스마트그리드, 헬스케어 등 네 가지에 초점을 맞추며 대규모 투자를 벌일 방침이다.
두 업체 모두 전통 가전에만 머물지 않고 컨버전스와 신수종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큰 폭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영하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1)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4년까지 에어컨을 제외한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LG전자가 2013년까지 에어컨 분야에서만 100억달러 매출을 거두겠다고 작년 초 공언한 점을 감안하면 2014년까지 총 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생활가전에서 거둔다는 포부다.
올해부터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경우 2014년에는 세계 1위 가전업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판단이다. 지난해 1200만여 대를 팔아 1위를 차지한 세탁기 사업 외에도 냉장고와 전자 조리기구 등에서 글로벌 선두를 꿰찰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오븐과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 빌트인 제품군을 내세워 2015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세계 11개국에 13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HA사업본부의 대표적 신성장 산업으로 수처리 사업을 꼽았다. 자사의 하수고도처리 신공법을 적용해 LG그룹 내 각 공장에 공정수처리 설비와 폐수처리 설비 등을 구축하면서 올해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수처리 분야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 기업과 협력하거나 인수ㆍ합병,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가전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소비자가 쉽게 제어하도록 하는 `스마트 가전`이 가전 분야의 미래를 열어 갈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홍창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11일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었으며 2015년까지 매출은 300억달러 이상, 시장 점유율은 10% 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부문은 2009년 28%, 2010년 30% 이상 성장했으며 향후 수년간 20~30% 성장을 지속한다는 목표를 세웠다.홍 부사장은 이날 "지난해 생활가전 업계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준인 1조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으며 올해도 작년 정도는 아니지만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생산거점 구축과 공정 개발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지역 기반 강화와 신제품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매일경제 황인혁 기자/서울=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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