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 컨버터의 중요성을 가볍게 보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컨버터는 LED 소자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최호영 상지기술 사장은 최근 LED 조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땅에 떨어진 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LED 조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컨버터를 검증된 제품을 쓰지 않아 시장에서 불량 조명이 넘쳐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 사장은 “일부 LED 조명 업체들 중에서 컨버터를 저가 부품을 이용해 날림으로 만들거나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컨버터는 가정으로 들어오는 교류전류(AC)를 직류전류(DC)로 바꿔 LED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ED가 AC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LED 조명에는 컨버터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그는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컨버터를 사용하면 LED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불량이 발생한다”며 “최소 5년은 쓴다는 LED 조명이 불과 몇 달 만에 꺼지는 것은 불량 컨버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호영 사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상지기술의 컨버터가 한국산업규격(KS)을 받은, 국내서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기 때문이다. 현재 LED 컨버터로 KS를 획득한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업체 중 컨버터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곳은 상지기술이 거의 유일하다.
지방자치단체 LED 조명 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경기도 광교신도시 프로젝트에 컨버터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낙찰을 받은 두 개 LED 조명 업체 모두 상지기술의 컨버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광교에 설치될 LED 가로등·보안등은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제품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 최 사장은 “컨버터를 단순히 전류의 성질을 바꿔줄 뿐만 아니라 LED 조명 전체의 신뢰성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컨버터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기술·기능에 대한 존중과 전문 영역에 대한 집착 덕분이다. 중소기업이지만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 수상자를 포함해 메달리스트만 3명이다. LED 조명용 컨버터를 생산하기 전부터 의료기기용 컨버터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전문가들이 모여 컨버터 하나만을 고집하다 보니 기술력이 쌓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국내서 처음으로 정전류 방식의 LED 조명용 컨버터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정전류 방식을 적용한 컨버터는 자체가 일정한 전류를 공급해주므로 매개체 역할을 하는 다수의 회로가 필요 없다. 컨버터에 들어가는 부품 수를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아직 LED 조명이 보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컨버터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커지면 어떤 컨버터를 쓰느냐에 따라 LED 조명의 신뢰도에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