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근무하는 A씨. 고객과의 미팅에 늦어 서둘러 약속장소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는데, 주차해놓은 차의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돌아가자니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이대로 약속장소로 가려니 차 안에 두고 온 각종 서류와 귀중품이 걱정이다. 일단 고객에게 달려갔지만, 보험 상품을 설명하는 내내 차 생각이 떠올라 진땀이 났다. A씨는 “이럴 때 원격조종장치라도 있다면 안심이 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이야기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먼 과거의 일처럼 생소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현대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서 ‘블루링크’라는 이름의 새로운 차량용 정보기술(IT)을 선보였다. 이 중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차량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도 스마트폰에 장착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차량 문을 열거나 잠그는 일은 물론이고 시동 걸기도 앱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딴 도로를 달리는 중 전복 사고를 당했다면, 차량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응급상황을 알리는 기능도 개발됐다. GPS를 통해 자신의 위치가 소방서 등으로 정확히 전송되므로, 응급차 등이 바로 사고 현장으로 찾아올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외에도 차량 내 구축된 무선랜(WiFi)과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날씨·뉴스·주식·주변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커넥티비티 시스템’, 마우스와 조이스틱이 합쳐진 ‘근접 인식 마우스틱’, 주행 중에도 간단한 조작으로 에어컨·음악·라디오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지능형 햅틱 시스템’도 공개했다.
또 주행 상황과 운전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LCD가 변화는 ‘다이내믹 클러스터’와 차량 부착 카메라로 주행 속도,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충돌을 막아주는 ‘차량용 영상인식 안전시스템’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도 차량 IT 분야 신기술을 계속 선보여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