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상상을 넘어 숨 가쁘게 바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통신업체들은 유선통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10년 전만 해도 무선통신은 유선통신의 대체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10년 만에 무선통신은 이미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19세기 맥스웰과 헤르츠를 거쳐 이탈리아 과학자 마르코니가 대서양 횡단 무선통신에 성공함으로써 무선통신의 2세대가 시작됐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군사 장비로 쓰이던 휴대폰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 민간을 위한 휴대폰이 탄생하게 된다. 2000년 중반 이후 3세대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세상은 완전한 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블루투스, 와이파이, 와이브로 등 신기술이 명멸했고, 이제 업계에서는 통신기술 그 자체보다는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하는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책은 지금을 ‘선 없는(Wireless)’ 사회, 이른바 ‘선사(線死)시대’로 규정하고 가까운 미래인 2012년의 대한민국을 전망한다. 그동안 발전해 왔던 스마트홈, 원격 헬스케어 등과 더불어 모바일 정치와 사물통신이 일반화한다. 또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생각되는 종교 단체조차도 모바일 시대에 변화한다고 예상한다. 대통령이 다닌 교회로 유명한 소망교회는 이미 설교 동영상과 각종 교회 소식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게 했다. 또 웹메일 솔루션 업체 나라비전과 ‘소망교회 모바일 메일 시스템’을 구축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성경구절 메일을 발송한다. 가톨릭에서도 ‘매일미사’ ‘가톨릭 성경’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서, 성가, 기도문, 축일찾기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교계도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 등 불경 애플리케이션을 보급하고, 증강현실(AR) 기능을 담은 템플스테이 가이드를 준비하는 등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으로 인해 모바일 시장이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를 비롯한 어떤 영역도 이 시대를 비켜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마케팅 4P는 소셜 마케팅으로, 신문과 방송미디어는 전자책으로, 광고 활동은 AR로 대체되고, 비싸고 유명한 모델 대신 유튜브에서 알려진 사람이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세상이다.’
박현길 지음. 청년정신 펴냄. 1만7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