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 `원조`인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이 "MIKT 가운데 한국 성장 환경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오닐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이메일로 단독 인터뷰하며 "주요 이머징마켓인 N11(넥스트 일레븐)이 한국 만큼 생산성을 높인다면 2050년 이전 세계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닐 회장은 2001년 `브릭스`라는 용어를 만든 이코노미스트로 유명하다. 1995년 수석 통화 이코노미스트로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후 글로벌 경제전략 리서치헤드를 거쳐 지난해 9월 골드만삭스운용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말 브릭스, N11에 이어 MIKT(멕시코ㆍ인도네시아ㆍ한국ㆍ터키)를 유망 국가군으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한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한국 환경은 MIKT뿐 아니라 다른 이머징마켓과 비교해도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은 골드만삭스가 국가별 성장 환경을 평가하는 `2010년 골드만삭스 성장 환경점수(GESㆍGoldman Sachs Growth Environment Scores)`에서 7.5점으로 N11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 멕시코(5.2점) 인도네시아(4.7점) 터키(5.1점) 등 한국을 제외한 MIKT 평균은 5.0점에 불과했다. 브릭스 평균은 4.9점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준법 수준 △부패 정도 △정치적 안정성 △인플레이션 △공공부채 △교육 수준 등 13개 지표를 동일 가중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오닐 회장은 "브릭스에 대한 한국 수출 비중이 35%까지 높아졌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올해 한국에서는 선진시장의 지속적인 회복세와 이머징마켓 특유의 성장 복원력이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본격화한 이머징마켓 긴축 정책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근 이머징마켓 정책 당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긴축은 장기적인 호재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중국이 농산물 가격 쇼크에 허를 찔리지만 않는다면 위안화 절상과 점진적인 긴축 정책으로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해 유망 투자처로는 의외로 `선진국 주식`을 꼽았다. 다만 이는 올해를 전제로 한 단기 투자에 한정한 것이다.
오닐 회장은 "경제 회복이 가시화한 미국 증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글로벌 산업 순환 주기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 증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상당수 이머징마켓은 긴축정책으로 단기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 투자에서는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 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믹트(MIKT):골드만삭스가 발표한 11개 투자 유망 국가군(넥스트 일레븐ㆍN11) 중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등 4개 국가를 지칭한다.
[매일경제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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