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OLED가 갤럭시S를 비롯한 스마트폰용으로 인기를 끌고 공급 부족까지 나타나면서 SMD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투자를 늘리며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SMD 관계자는 "작년에는 업체들이 요청한 OLED 물량을 다 공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좋았다"며 "모두 5조4000억원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생산량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OLED 패널은 삼성전자 갤럭시S에 채용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LCD 패널에 비해 화면 밝기와 선명도를 높인 OLED 패널이 고가의 스마트폰용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업체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SMD가 유일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까지 야기됐다.
일부 업체는 스마트폰에 OLED를 넣으려다 물량 부족 때문에 포기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지난해 SMD의 글로벌 OLED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SMD는 현재 4.5세대(기판 크기 730×920㎜) OLED 생산라인을 통해 월 300만장 정도의 스마트폰용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당초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최근 투자액을 5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막대한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MD는 새로 만드는 생산시설을 세계 최초로 5.5세대(1300㎜×1500㎜) 라인으로 구축해 기술 주도권도 유지할 방침이다.
새 생산라인은 단계적으로 가동되며 SMD는 올 연말 유기기판 기준으로 월 5만장 정도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스마트폰용 패널로 환산하면 월 150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5조4000억원의 투자가 모두 집행되면 내년 이후에는 생산량이 현재의 10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OLED가 큰 인기를 끌자 LG디스플레이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특히 연말까지 월 150만장의 스마트폰용 패널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900억원을 들여 4.5세대 1차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 1분기 중에 이 라인이 가동되면 유리기판 기준으로 월 4000장 생산이 가능하고 이를 스마트폰용 3인치 패널로 환산하면 월 50만장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 회사는 또 연말까지 2500억원을 들여 유기기판 기준 월 8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4.5세대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에서는 월 100만장 정도의 스마트폰용 패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용 OLED 패널에서는 추격자 입장이지만 TV용에서는 한발 앞서나가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TV용 OLED 패널 양산에도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올해나 내년께에는 8세대 라인 건설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업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일간 공업신문은 애플이 일본 도시바, 샤프와 공동으로 각각 1000억엔(1조3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내년 봄부터 스마트폰용 LC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OLED 양산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는 OLED 패널 장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애플이 안정적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OLED 분야의 또 다른 강자는 소니다. 소니는 이미 OLED 패널을 활용해 시판용 10인치대 TV를 내놓았으며 20인치대 TV도 시험적으로 만들어 가전전시회 등에서 선보였다. 아울러 3.5인치 OLED 화면을 장착한 디지털카메라 등의 제품도 선보여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했음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에 이어 일본 전자업체들이 OLED 패널 생산에 속속 참여하고 있으며 대만 AUO 등의 후발주자도 이 시장에 진입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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