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6%대 유지보수료를 간신히 받을 수 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10~15%대의 유지보수료를 줍니다. 그리고 거기에 합당한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최근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 국내 SW기업 영업 임원은 SW 불법복제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중국에서도 기업용 SW에 대한 유지보수료를 제대로 산정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말대로라면 토종 SW기업들은 해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다.
공공기관 전산 담당자를 비롯해 SW기업들은 현재 국산 SW유지보수 요율이 낮다는 것에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개별 기관은 예산 절감과 감사 문제로 현실화된 유지보수료를 자발적으로 줄 수는 없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 때문에 유지보수 요율 현실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공공기관 전산담당자들도 상용 SW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상한선만 제시한 상태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현실에 맞게 요율을 정해 명문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공공기관 전산담당자는 “국산 SW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어떤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개별적으로 나서 요율을 높이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관련 부처와 기업들이 국산 SW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하한선을 제시하는 공감대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행화된 6~8% 요율은 사실상의 상한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가 SW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하한선을 제시하는 것이 외산 대비 3분의 1 수준인 비현실적인 토종 SW 유지보수료를 그마나 현실화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박원환 행안부 과장은 “왜 오라클을 비롯해 다국적 SW기업들이 20%대의 유지보수료를 받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대표 SW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을 분석해 알려야 국산 SW 유지보수요율 현실화에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20%대의 외산만큼은 아니더라도 15%를 유지보수 요율 하한선이 제시된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확보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이영상 한국SW전문기업협회 회장은 “유지보수요율 현실화는 국산 SW품질과 유지보수 서비스 향상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외산 SW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도입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상용 SW 유지보수 대가 기준 연구’를 시작했으며 상반기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병수 NIPA SW정책팀장은 “NIPA는 연구를 통해 상용SW의 공공부문 유지보수 대가 산정 실태와 시장 현황을 조사 분석하고 있다”며 “적용 가능한 유지보수 대가 산정 방안을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