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이 중남미 주요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처음으로 연간 1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일 시장조사기관인 GfK는 삼성전자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중남미 주요 4개국에서 작년 10월 기준으로 점유율 32.2%로 5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2위는 노키아로 27.9%, 3위는 LG로 22%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중남미 주요 4개국에서 시장 점유율 29.8%로 처음 선두에 뛰어오른 건 작년 6월이다. 그 후 7월부터 9월까지 평균 30.4%로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작년 연간 누계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9년 중남미 시장의 점유율을 연간 기준으로 보면 노키아가 30.2%로 1등, 삼성전자가 21.8%로 2등이었다. 작년 여름 이후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어 중남미 주요 4개국에서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고 연간 1등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노키아의 최대 접전지는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다. 작년 10월을 보면 브라질에서는 삼성(32%)이 노키아(28.1%)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노키아(30.1%)가 삼성(28%)을 역전시켰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삼성이 선두로 치고 나간 이후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려 10월에는 42%까지 높였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중남미 주요국에서 선방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중남미는 인구가 5억700만명으로 거대하지만 휴대폰 보급률은 70% 수준에 불과하다. 비록 신흥시장이지만 삼성전자는 휴대폰에서의 앞선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2008년 4월 브라질 시장에 처음으로 TV폰(SGH-V820L)을 선보였다. 터치폰도 글로벌 3000만대를 돌파한 스타(GT-S5230)를 비롯해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며 `터치폰=삼성`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위상을 확고히 구축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현지 밀착 마케팅이다. 브라질의 경우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을 분리하고 사업자별 다양한 할인요금제를 이용하기 위해 한 사람이 두 개의 번호(Sim)를 갖길 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 수요층을 겨냥해 삼성전자는 브라질에 듀얼심(Dual Sim) 휴대폰을 도입하며 이 시장을 선점했다. 현지 소비자 요구를 즉각적으로 파악해 이를 제품에 반영한 결과 연간 40%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자발적으로 찾아서 하는 사회공헌활동도 펼쳤다.
지난해 8월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광부 33명이 매몰되자 삼성은 이들에게 삼성에서 만든 빔 프로젝트폰(GT-i7410)를 전달했다. 지하에 있던 광부들은 프로젝트폰을 벽에 쏘아 가족사진, 축구경기 등을 시청했다. 이를 본 칠레 광산업 장관이 삼성 측에 고맙다는 격려 메시지도 전달했다.
유두영 삼성전자 중남미총괄 부사장은 "좋은 제품을 적기에 투입했고 선제적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선점했다"며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현지 소비자의 인식 전환을 위한 광고활동도 대폭 강화했다"고 고성장 비결을 설명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