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소형 에너지 저장시스템(이하 소형핵전지)의 상용화가 추진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소형핵전지가 상용화되면 인공위성이나 초소형 로봇의 배터리 교체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고, 핵전지의 크기가 중형으로 커지면 이동통신 단말기의 배터리 교체도 필요없게 된다.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센터장 송규호)는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6년 동안 24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소형핵전지(Nuclear Battery) 개발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업의 목표는 이동식 동위원소전지(MNB:Mobile Nuclear Battery)산업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제품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형핵전지는 방사성 물질이 자가 방출하는 베타선원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반영구적인 미래 전지다. 기존 태양전지 제조기술에 방사성 동위원소 응용기술을 융합한 대표적인 융합기술로, 선진국에서는 이를 고성능·초소형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를 넘는 차세대 전지로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10월 재미 한국 과학자가 단위 면적당 전력 밀도가 화학전지보다 100만배 큰 미화 1센트 동전 크기의 핵전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핵전지는 관련 학계 및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나노융합실용화센터는 내달부터 오는 2016년까지 한국형 동위원소전지 조기 상용화를 위한 기반 구축과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먼저 오는 2013년까지 3년 동안 120억원의 사업비로 기술 확보와 기반 조성에 나선다. 올해는 10억원의 사업비로 먼저 기반 조성에 착수한다. 이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에는 확보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연세대학교가 함께 참여해 연구개발과 실용화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형핵전지는 에너지원을 제외하면 작동 원리가 태양전지와 비슷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분야 가운데 태양전지 기술특화지역으로 선정된 대경권이 상용화에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지역의 대형 태양전지 분야 기업들이 이번 소형핵전지 기술개발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신사업 분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형핵전지 상용화 기술은 전력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국방, 의료, 로봇 분야는 물론이고 초소형 카메라와 마이크로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무선데이터 전송장치 등을 탑재한 첨단 초소형비행기(MAV) 등 활용 분야가 넓다. 현재 이 전지는 심장박동 조절장치와 인공위성 등 특수 분야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이미 활용되고 있다.
송규호 나노융합실용화센터장은 “핵이라고 하면 위험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소형핵전지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동위원소는 인체에 무해한 작은 에너지용량의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리튬계 전지보다 오히려 안전하다”며 “최고 100년 동안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향후 이동식 전력 공급원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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