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11]중견 벤처가 희망이다

 “2011년 한국경제, 우리가 이끈다!”

 2011년 신묘년 한국 경제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약한 허리와 부실한 기초는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우리나라의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 중견·벤처는 자체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대기업이 가진 한계를 중견·벤처기업이 극복해야 한다.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어 3만, 4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등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중견기업과 벤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세제와 금융, 우수인력 확보 등 중견기업과 벤처 육성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대기업 중심 정책을 통해 고속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새로운 기업집단이 출현하지 않고 있어 경제의 성장과 활력 측면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최근 들어 전무하다. 지난 1997년 당시 중소기업 중 10년 후인 2007년 현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19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은 28개뿐이다. 그나마도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기업(21개)과 외국인기업(4개)을 제외하면 독립적 대기업은 3개사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중견업체군 비중은 지난 2005년 제조업 사업체 수 기준으로 0.2%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2.4%, 1.0%로 우리나라보다 12배, 5배 높다. 고용 면에선 8.1% 수준으로 미국(14.4%)과 일본(15.3%)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정부도 근원적인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하는 등 중견·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팔걷었다. 정부는 이들 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한 협력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원천기술 R&D, 고급인력, 해외마케팅 등 핵심역량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개발사업 참여주체 중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비중을 지난해 17.9%에서 올해 25%로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상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 지원을 지난해 409억원에서 올해 508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출연연구기관의 석·박사급 고급인력 파견을 확대, 300명으로 확대하고, 코트라 내에 ‘동반진출지원센터’를 설치, 중소·중견 브랜드 역량 강화 지원사업 도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까지 후보군 30개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중견기업 3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소·중견기업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구조개선계획에 대해 세제, 금융 등 각종 절차·제도상 특례를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하고, 올해 민관합동으로 산업단지 환경개선 펀드(600억원)를 조성해 노후화된 4개 산업단지(반월·시화, 남동, 구미, 익산)를 대상으로 QWL(Quality of Working Life)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중견·벤처기업도 올해 국내 특정 대기업에 국한된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기술력 강화와 공급처 다변화 등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대기업 계열 중견기업들은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탈피를 모색할 방침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기존사업과 신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전략사업도 육성하는 등 지속성장을 위한 공격 경영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대외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주력 제품의 시장 안착 △채널 정책 강화를 통한 중소기업(SMB) 고객 확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본격화 등 세 가지 전략 목표를 정했다.

 아시아나IDT는 2011년 매출 3300억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부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서울통신기술은 새해 경영방침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하이패스 및 내비게이션 등 신성장동력 확충 그리고 해외사업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우위 전략을 유지하고 그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업역량을 강화해 홈네트워크 및 교통솔루션 사업을 1위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CJ인터넷은 올해 신규 기대작 라인업을 통한 퍼블리싱 확대, 자체 콘텐츠와 E&M 통합 시너지를 통한 글로벌 성장,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등 신규 시장 경쟁력 확보를 사업 목표로 정했다.

 중견기업들은 성장의 여세를 몰아 공격적인 경영을 강화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용자가 삶을 즐겁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라이프 플랫폼 창조를 목표로 유선인터넷, 모바일, 디지털 사이니지, IPTV를 연결하는 멀티스크린 전략을 펼친다. 다음은 또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라이브 온 다음(Live on Daum)’을 모토로 개방과 연결을 전제로 오픈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적극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퍼블리셔로서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국내 최고 게임 개발사로서의 입지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략적 IP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자체 개발력 강화’ ‘내실성장’ 등 4대 목표를 정했다.

 코원시스템은 트렌드에 발맞춘 차별화된 MP3P·PMP 제품들과 코원의 기술력이 응집된 스마트패드 등으로 디지털 디바이스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모바일 인터넷 기술 기반의 차별화된 제품들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선도하는 매력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리버는 올해 목표로 △차별화된 기능을 갖춘 신제품 개발 △해외 전자책 시장 적극 공략 △대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의욕도 넘쳐나고 있다. 오르카아이티는 새로운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사의 고도화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시큐브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더욱 건전하고 탄탄한 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닉스테크·이스트소프트·솔트룩스는 해외시장 개척을, 윈스테크넷·위즈디엔에스코리아·엠씨넥스 등은 연구개발 강화와 제품 라인업 확대 등에 초점을 맞췄다.

 2011년 한국경제의 지형은 크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산업지형 변화는 중견·벤처기업에 희망적이다.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화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창출된다. 대기업으로서는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조직이 가벼운 중견·벤처기업은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2011년 중견·벤처기업의 변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