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정전, 금호석화 피해 왜 적었나

 최근 발생한 여수산업단지 정전 사태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의 대응 능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이번 정전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약 10억원대로 추산된다. 일부 기업이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금호석화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열병합발전 설비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열병합발전 설비는 유연탄이나 LNG 등 연료를 연소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내는 시설이다.

 금호석화는 안정적인 전기 및 열 공급을 목적으로 설비 2기를 도입, 지난 1997년 7월부터 시간당 최대 186㎿의 전력과 1100톤의 스팀을 생산해 왔다. 외부에서 전기와 스팀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에너지공급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금호석화는 열병합발전 설비에 힘입어 이번 정전사태에서도 대부분의 주요 공정을 멈추지 않고 가동할 수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의 한 관계자는 “합성고무의 경우 2시간만 열을 가하지 못하면 굳어져 사용할 수 없게 돼 자칫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자체 생산한 200℃의 스팀으로 온도를 유지하고 원료를 공급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금호석화가 가동 중인 열병합발전 설비는 유연탄과 함께 폐타이어 고형연료(TDF)를 주 연료로 하고 있어 폐기물 재활용과 에너지를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사례를 통해 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설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정전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GS칼텍스 경우 수년전 열병합발전 설비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으나 당시 경제성을 이유로 백지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산업단지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열병합발전 설비 같은 자체적인 에너지생산 시설이 도입돼야 한다”며 “현재 산업용 전력요금이 워낙 저렴한 편이라 열병합발전 설비의 경제성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