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 ‘5GW 풍력사업’이 올해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라남도는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오는 4월까지 도 및 협약 체결 업체 관계자로 구성된 ‘풍력추진단’(가칭)을 구성한다. 이어 8월에는 50㎿급 육상풍력발전 실증단지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 2009년 5월 전남 서남권 연안·해양지역에 2033년까지 5GW 이상의 육·해상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사를 비롯해 설비업체·금융기관 등 총 47개 기관과 총 16조3000억원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월에는 해상풍력 관련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도 마쳤다.
하지만 그간 사업 진척이 더뎌 계획 발표 후 2년이 거의 다 돼가는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는 사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남도와 관련업체간 ‘사업 목적’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남도는 사업의 주요 목적이 발전사업 자체보다는 설비·부품업체 유치 등을 통한 고용창출 및 세수확대 등에 있다.
2009년 사업계획 발표 때 전남도는 5GW 이상의 육·해상 풍력발전시장을 창출하고, 이 시장을 기반으로 풍력설비 전용산업단지(210만㎡) 및 R&D센터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명시하지 않지만, 업무협약 체결 시 현지 공장건설 등의 ‘선투자’를 전제조건을 삼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이미 국내외에 관련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발전을 통한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업무협약 단계를 넘어 본 사업을 추진할 때 전남도와의 마찰은 불가피하다는 게 관련업체들의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남이 발표한 5GW라는 비교적 불확실한 시장을 바라보고 새로 공장을 짓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며 “국내 기업들의 기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조건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 사업 진척이 더뎌, 일부 기업은 전남도에서 개별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하지가 않다. 전남도가 사업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 외의 개별 사업에 대해서는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남도가 많은 기관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버거운 것 같다”며 “전남도는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해 행정적인 지원에 매진한다면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