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2일,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공연에서는 8개의 LED디스플레이(전광판)로 형상화한 거대한(높이 83m, 폭 36m) 4개의 돛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영상이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와이어를 연결해 전광판 위를 날아다닌 스턴트맨의 공연과 전광판의 조화는 올림픽 퍼포먼스보다 더 감동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삼성LED는 이 대형 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된 풀컬러 LED를 단독으로 전량 공급했다. 여기에 사용된 풀컬러 LED는 한 개의 LED 패키지 안에 적·녹·청 3개의 LED칩이 내장돼 모든 색의 빛을 낼 수 있는 제품이다. 화려한 영상 구현이 가능해 각종 행사나 건물 옥상의 전광판에 주로 사용되며, 무대조명, 경관조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밝기를 높여 시인성을 개선한데다가 불량률도 낮은 것이 특징이다. LED TV용 LED를 주로 공급해왔던 삼성LED가 여기에 납품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주최 측이 삼성LED의 제품을 사용하기로 한 중국 전광판 업체인 레덴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덴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아시안게임 공식 후원사 중 하나인 TCL을 비롯해 입찰에 응한 회사들 모두 글로벌 메이저 LED 업체의 제품을 사용 중이었다. 이들 제품은 과거 다양한 행사에 사용되며 신뢰성을 입증받은 제품이었다. 조직위원회의 제동에 레덴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삼성LED는 지난 2010년 1월, 레덴의 경영진을 수원 본사로 초청해 삼성LED의 최첨단 LED 생산라인을 보여주고 자사 제품의 우월성과 사업의지를 강조했다. 삼성LED의 기술력을 확인한 레덴은 원안대로 삼성LED 제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조직위원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 마침내 2010년 3월, 입찰 최종심사에서 선정됐다. 삼성LED는 이후 TF까지 구성하고 2개월 만에 400만개의 LED를 전량 공급해 고객의 신뢰에 보답했다. 그동안 전광판 분야에서 LED 공급 실적이 미비했던 삼성LED는 이번 공급건을 계기로 전광판 및 조명용 LED 분야에서도 선두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LED가 아시안게임에 LED를 단독 공급했다는 뉴스는 중국에서 온라인을 포함해 약 282개의 언론매체에 보도된 것으로 회사 측은 파악 중이다.
삼성LED 조명마케팅 팀장인 변경수 상무는 “LED 산업은 응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맞고 있으나 그만큼 경쟁구도도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며 “세그먼트별 다양한 분야의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영업전략을 수립, 무엇보다 고객과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LED 비즈니스에서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