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에 영향이 없는 수준으로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수도권 내 기업의 공장 신ㆍ증설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이천 하이닉스반도체의 일부 공장 증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7일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2011년 규제개혁 추진계획 보고회의`를 열고 올해 규제개혁 과제 1156개를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수질에 영향이 없는 수준으로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기업에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에 공장입지를 허용하는 쪽으로 인ㆍ허가 제도를 변경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폐수량에 따라 정해지는 폐수종말처리시설 배출허용기준을, 배출되는 수질오염 물질 종류와 정도에 따라 규제하도록 하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안(환경부 소관)이 계류 중이다. 이 법률이 통과될 경우 폐수발생량에 따라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에 공장시설은 6만㎡ 이내, 첨단공장 건립은 1000㎡ 이내까지만 허용하는 규제를 풀 수 있게 된다.
지식경제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면 국토해양부와 함께 공장 증설범위 등을 담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환경부 소관 개정법률안의 환경기준을 만족한다는 전제하에 기업의 첨단업종 공장에 대해 증설을 허용할 방침"이라며 "현재 증설 범위를 얼마나 할지를 놓고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기존 공장 건축면적의 100~150% 범위에서 증설 범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산집법 20조에 따라 수도권 자연보전지역 내에는 500㎡ 이상 공장의 신ㆍ증설이 불가능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컨대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위해서는 배출폐수의 구리 농도 문제와 입지규제 두 가지가 해결돼야 했다. 현재 구리 농도 문제가 해결된 상태고, 이번 규제 개혁에 따라 입지규제 문제도 해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일정 부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는 약 92개 업체가 공장 증설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공장 신ㆍ증설 규제가 완화될 경우 약 10조원 정도의 신규투자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보고한 규제개혁 과제에는 크루즈에 탑승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상륙허가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는 크루즈를 타고 오는 관광객들도 개별입국 심사를 거쳐야 한다. 상륙허가제가 도입될 경우 선박 책임자의 신청에 의해 관광객들의 국내 상륙이 허용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도 양식어업면허 허용을 추진하고, 저주파미용기기 등 의료기기와 차별되는 미용기기를 지정해 미용업소 내에 설치하는 것도 허용한다.
정부는 그밖에 1~3등급의 중저가 관광호텔에는 교통유발계수를 관광숙박시설 대신 일반숙박시설 기준으로 낮춰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매일경제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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