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힙합 가수 인텔 이사로 특채

고졸 출신 미국 힙합그룹 가수가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 임원이 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4인조 미국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 멤버 겸 뮤직 프로듀서 윌아이엠(사진ㆍ36)을 창조ㆍ혁신 담당 이사로 임명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임명 발표는 이날 인텔이 국내 판매와 마케팅 관련 회의가 열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졌다. 본명이 윌리엄 제임스 애덤스 주니어인 윌아이엠은 이 행사에서 인텔 사원 배지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그는 2008년 블랙베리 제조회사 `리서치인모션(RIM)`에서도 소셜네트워크과 멀티미디어 융합 지원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 인텔 임원 발탁으로 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AT는 윌아이엠이 음악과 함께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 개발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가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음악과 스마트폰, 태블릿을 통합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보러 콘래드 인텔 마케팅 최고책임자는 "이번 인사 배경은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의 융합"이라며 "인텔은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엔터테인먼트를 수용해 전 세계 젊은이 문화를 적극 공략하는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아이엠이 속해 있는 블랙 아이드 피스는 1995년 결성됐으며 지금껏 그래미상을 여섯 차례 수상하는 등 앨범 2900만장을 판매했다. 인텔 등 대표적 정보통신(IT) 기업이 가수 등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즉석카메라로 유명한 폴라로이드의 경우 파격 패션으로 유명한 미국 여가수 레이디 가가를 지난해 초 광고 담당 이사로 영입했다.

인텔은 이날 유럽연합(EU)으로부터 미국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맥아피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맥아피는 시만텍에 이은 세계 2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다.

인텔은 지난해 8월 맥아피를 7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위원회는 인텔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해 맥아피 인수에 따른 경쟁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피해 가능성을 지난 4개월간 조사해 왔다. 인텔이 맥아피 제품만 작동되는 보안 기능을 자사 반도체에 내장할지 모른다는 업계 반발을 반영한 것이다.

[매일경제 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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