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종합부품기업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최근 ‘파격적인 인사’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부품산업의 성장으로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성장한 두 회사는 올해 혁신과 변화에 고삐를 죄며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를 진두지휘하는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과 허영호 LG이노텍 사장의 리더십과 용병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관리직 인력과 현장 실무형 인력을 대거 교차 발령했다.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박종우 사장의 방침에 따라 임원들을 ‘통합형 리더’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박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각 사업부의 권한과 책임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박 사장은 통합형 리더 양성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조직 체계를 정교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상표 인사팀장(전무)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중국 법인장을 맡았다. 이 전무는 임원 승진 후 인사 및 홍보 등 지원 조직에서 두루 경험을 거친 관리형 인재다. 중국 톈진을 거점으로 주요 생산거점을 당당하고 있다. 이 전무가 맡았던 인사팀장 자리에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승환 상무를 앉혔다. 노 상무는 태국 생산법인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법인장까지 역임한 대표적인 현장형 인재다. 지난해 대전사업장 사업지원팀장으로 발령받아 관리직무를 시작했고, 올해는 인사 및 홍보 담당 임원이 됐다. 또 김상기 IR 및 기획팀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기판지원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이노텍은 능력 있는 인재에게 관례를 무시한 파격적인 승진을 보장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랜 기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맡으며 입지를 다진 허영호 사장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한 인사다. 허 사장은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상필벌’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류시관 LED사업부장(부사장)은 2008년 상무에서 전무로, 2009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무가 된 지 1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경우는 LG그룹 전체를 통틀어 이례적이다. 류 부사장은 LED사업부장을 맡으면서 경기도 파주 LED 생산라인 건설을 진두지휘해 LED시장 시장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
유승옥 PCB사업팀장(상무)은 고졸 출신 임원이란 학력파괴형 승진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 상무는 평택기계공고를 졸업하고 기능올림픽에 참가해 금형부문 금메달을 획득한 명장이다. 1982년 LG이노텍에 입사한 이후 28년간 줄곧 인쇄회로기판(PCB) 생산기술 부문을 담당했다. 특히 청주 PCB 공장을 단기간에 주요 생산거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장 장악력이 뛰어나며 치밀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유명하다.
이형수·안석현기자 goldlion2@etnews.co.kr
<표> 삼성전기, LG이노텍 주요 사항
*각사 취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