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희망이다] <3> 스타트업 선배에게 듣는다

[스타트업이 희망이다] <3> 스타트업 선배에게 듣는다

 2011년 신묘년, 스타트업(Start up) 분위기가 뜨겁다. 스마트 빅뱅이라는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이제껏 겪지 못했던 새로운 벤처 창업의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 기회를 맞아 많은 청년들이 안정된 직장을 좇는 기존의 대세를 거부하고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창업에 족쇄가 돼 왔던 연대보증제를 비롯해 각종 제도개선과 함께 창업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

 청년들의 열정과 정부의 지원 외에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다. 선배 벤처기업가들의 ‘이끎’이다. 스타트업에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선배 벤처기업가의 조언을 보물처럼 여겨라.” 스타트업을 시작해 기업을 궤도에 올리기까지 산전수전을 겪은 선배 기업가의 말은 이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예비 창업가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을 만큼 값지다. 전자신문은 새해를 맞아 국내외 대표적인 벤처기업가 및 벤처투자자 9명에게 예비 창업가에 대한 조언과 격려의 말을 청했다.

 

 ◇창업가의 특권, 꿈을 쫓아라=“창업은 꿈을 이루는 것입니다.” 여성 벤처기업가인 이길순 에어비타 사장은 청년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을 통해 자신이 생각했던 꿈을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이 사장은 “창업을 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시도를 하게 된다. 회사를 10년가량 경영하면서 나 자신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회사에 다니는 것과 다른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세상을 느끼는 힘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 회사의 대표로서 고충도 많지만 그에 따른 희열도 상당하다는 점을 들었다. 여성 CEO로서 ‘너무 고생스럽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밝힌 이 사장은 “고생 속에서 느꼈던 행복은 더 컸다”고 속내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과연 이것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면서 “한 번도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민우 다산네트워크 대표도 창업가만의 특권을 강조했다. 남 대표는 “창업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가장 빨리 따라가거나, 세상을 앞질러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창업자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리 민족이 도전정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데 적합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남 대표는 “기업가정신이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바람직한 선순환 사이클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열정적이고 하려고 하는 정신이 강한 국민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어려서부터 기업가정신을 자연스럽게 함양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기업가의 사회적 기여도를 자주 접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

 한편 이렇듯 꿈에 대한 열정과 함께 선배 기업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은 벤처에 멘토링 모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우리 벤처 1세대 상당수는 많은 시행착오 경험을 했고 이는 후배 스타트업 기업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과거 벤처는 어떻게 기업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했으며 그래서 대기업 CEO가 하는 방법을 많이 따라갔던 것 같다”면서 이는 “창조적 명품을 탄생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때는 지금이다=스타트업 기업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벤처캐피털 업체 소프트텍 VC의 제프 클라비어 파트너(창업자)는 지금이 스타트업 창업에 절호의 시기라는 점을 역설했다. 대표적인 이유로 낮은 창업비용을 꼽았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기술에 커다란 변화가 오고 있다”며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스타트업 기업이 기술을 제품화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수만에서 수십만달러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마케팅의 경우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과거에는 네트워크를 창업자가 한명 한명 구축해야 했지만 지금은 수억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는 여기에 맞는 마케팅 방식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또한 예비 창업자들에게 빠른 스피드 경영을 강조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이 단기간에 수십억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예로 든 클라비어 파트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빠르게 개발해야 한다”면서 “아이디어가 알려지면 불과 며칠 만에 유사한 또는 응용된 아이디어 사업이 두세 개 나타난다. 과거에는 6개월은 지나야 경쟁사가 나타났던 것과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이 우리나라의 혁신을 이끌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혁신과 가치 창출은 대부분 스타트업 기업을 통한 중소벤처기업에서 나온다”며 “대기업이 하고 있는 많은 새로운 일도 결국은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 위에서 결합돼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 기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에 도전을 할 때 국가적으로도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교육·문화·환경 등 다각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 교육시스템이 학생들에게 도전과 창의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이 없이 학생들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떠밀려 올려 보낸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런 여건에 대해 “기계적으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내는 것에는 뛰어나지만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고 기획하는 일에는 서툰 모습을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도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2000년 한국에서는 IMF라는 국가적 금융위기와 벤처버블로 회자되는 등 벤처에 대한 불신이 유난히 컸다”며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요즘 벤처는 IT뿐 아니라 작은 빵집부터 서비스업 등으로 더욱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벤처버블 시절처럼 혼자만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포장한 제안서 한 통으로 인맥을 연결하고 투자를 유치하던 시절이 아니기에 더욱 건전한 벤처 육성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화된 인력과 동종업계에서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의 협력이 더욱 쉬워졌다는 점도 들었다.

 송 대표는 “더욱이 벤처기업 관련 지원 역시 세련돼 좋은 벤처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언제든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며 “이제 막 벤처기업에 대한 정의와 경영철학의 습득, 경쟁에 대한 준비를 마친 벤처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될 변화”라고 강조했다.

 ◇전문성을 갖추고 포기하지 말라=민동욱 엠씨넥스 대표는 창업 이후의 과정이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더라고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창업 후 6개월, 1년이 지나가면 회사의 상황이나 주변 환경이 실제 계획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여기서 좌절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에 맞는 수정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지금은 창업환경이 많이 좋아진 만큼 어려움을 혼자 해결하지 말고 정부의 각종 지원 인프라 및 선배 회사들의 멘토링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기업가 정신으로는 전문성을 강조했다. 연예인이면 끼가, 식당이면 손맛이 필요한 것처럼 새로운 창조도 전문성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 대표는 “창업은 굴곡이 많은 길이지만 열정과 끈기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다면 실패 확률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게임 ‘두들 점프’로 스타 게임개발자가 된 이고르 푸세냑 리마스카이 CEO도 스타트업 기업도 차별성을 강조했다. 창조적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푸세냑 CEO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영역에서 경쟁한다고 할 때 거기에 동참해서 잠식하겠다고 나서는 것보다는 아무도 뛰어들지 않는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메이저 업체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던 어린이 시장을 뚫게 됐다”고 소개했다.

 좋은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창의적 사고도 강조했다. 그 자신도 창의성에 대해 “영감에서 온다”며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는 자세 그리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도전하는 것 그것을 즐길 것을 주문했다. 푸세냑 CEO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틀을 두지 말고 얼마만큼 더 나아갈 수 있는지 매일 시험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로지 대표는 본인 스스로를 믿고 창업의지와 목적을 지켜나갈 것을 당부했다. 고 대표는 “후배 벤처인 컨설팅 과정에서 훌륭한 청년이지만 수익에 급급해 본래 사업의지와는 상관없는 곳에 리소스를 투자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며 “당장의 수익만을 좇아 원래의 사업목적을 잊는다면 성공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자금 문제는 ‘투자 영입’ ‘전략적 제휴’ 등으로 풀어가고 핵심 비전에 회사와 그 구성원들이 역량을 집중해 본인들만의 색깔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그는 “한 번 다른 길로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고 주력 멤버들을 잡을 수 있는 명분도 사라진다”며 “당장의 1억~2억원에 현혹되지 말고 본래의 목표와 의지에 매진해야”한다고 밝혔다.

 황철주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나만의 기술’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벤처기업들은 세계시장을 놓고 창업을 하지만 우리 벤처기업들은 대기업 하도급에 의존하는 면이 있다”면서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창업을 해야 세계적인 기업이 다수 탄생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남의 기술을 복제해서 조금 싸고 좋게 만드는 곳은 벤처가 아니다”고 단정하고 “그런 기업에서는 창조적 명품이 나올 수 없고 당연히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 기업가정신의 기본은 명품을 만드는 곳”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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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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