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PMPㆍ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실추된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코원, 아이리버 등 주요 업체들이 연중 최고 성수기인 졸업ㆍ입학 시즌을 맞아 신제품들을 선보이며 스마트폰ㆍ태블릿PC에 도전장을 냈다.
졸업ㆍ입학 시즌은 중ㆍ고교생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 최대 성수기다. 제품 교체 수요가 몰리는 시기이기 때문. PMP는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말부터 3월 신학기로 이어지는 3개월 남짓한 기간에 판매량이 평소 대비 2~3배로 늘어난다는 게 업계 얘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거대 공룡`에 맞서는 PMPㆍMP3플레이어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기 자체 진화, 다시 말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와이파이 등 트렌드에 맞는 기능을 겸비하면서 동시에 특수안경 없이 3차원(3D)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차별된 기능으로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주 고객층인 학생을 겨냥해 비교 우위를 가진 요소에 집중하는 것이다. 강력한 동영상 재생 기능과 뛰어난 음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대비 3분의 1 수준인 저렴한 가격, 완벽에 가까운 인터넷 강의 서비스 지원 등이다.
기존 업체들 경쟁력은 주로 후자 쪽에서 나온다. 반격의 선봉장은 PMP다. 업계 1위인 코원시스템이 지난해 말 세계 최초 무안경 방식 3D PMP `COWON 3D`를 출시한 데 이어 아이리버는 지난달 `P100 IPS`를 내놨다.
이들 제품은 강력한 동영상 재생 기능을 자랑한다. 풀 HD 영상 재생 기능과 PMP를 외부 기기와 연결해 대형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HDMI 디지털 출력 기능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며, PC에서 지원하는 거의 모든 동영상을 별도 파일 변환 없이 바로 재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동영상 재생시간이 최대 3~4시간에 불과하지만 이 제품은 10시간 이상 재생할 수 있다. 태블릿PC에 비해 동영상 재생 시 잔상도 거의 없고 오류 발생도 적다. 한마디로 동영상 재생에는 PMP 완성도가 더 높은 것이다. 더 큰 경쟁력은 가격과 교육 콘텐츠다. 통신비용을 포함할 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비용은 70만~100만원 선이지만 PMP는 30만원대가 대부분으로 훨씬 저렴하다.
아이리버 `P100 IPS`는 미드(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영어 공부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영어 자막 중 모르는 단어를 드래그하면 사전 팝업창이 바로 표시돼 뜻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MP3플레이어 역시 `음악 감상`이라는 기기 본래 기능에 충실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아이리버 `U100`은 3D 오디오 기술, 베이스 향상 기술,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 등을 제공하는 토털 오디오 솔루션인 `SRS 트루미디어`가 적용됐으며 제품 구매 시 별도 개발한 프리미엄 이어폰을 증정한다. 코원이 연초 출시한 안드로이드 MP3플레이어 `코원 D3 플레뉴`는 내장 스피커와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블루투스, 중력센서, 진동 피드백 등 음악감상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민희 코원 팀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MP3플레이어와 PMP 제품 역시 특화된 포지셔닝을 유지하며 진화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빌립은 가격 차별화에 나선다. 9일까지 마이빌립(www.myviliv.com) 쇼핑몰에서 프리미엄 MP3 플레이어 `P3 터치`를 최대 13만원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매일경제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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