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프리카사업 대대적 확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아프리카를 전격 방문한다. 최 부회장이 2009년 말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아프리카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를 전략적 공략 대상으로 선정하고 지난해 관련 조직을 강화한 데 이어 올해는 최 부회장 방문 등을 계기로 이 지역의 유통망 확대와 전자제품 판매, 브랜드 홍보 강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전자업계 한 고위 인사는 "최 부회장이 다음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주요 사업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최 부회장은 출장 기간 중 아프리카 사업을 세밀히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할 예정이다. 현지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을 폭넓게 만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아프리카 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아프리카를 찾는 것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중요 사업지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아프리카 사업 강화를 주요 마케팅 이슈로 내세우며 이 지역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한 축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을 세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살펴보면 최 부회장의 아프리카 진출 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아프리카ㆍ중남미 등의 신흥시장에 성장 기회가 많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중순 진행된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도 아프리카ㆍ동유럽 등에 판매 거점을 확대한 점을 주요 성과로 거론했다.

특히 세계 전자업계 최초로 매출 2000억달러를 수년 내에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아프리카 시장 공략은 필수적인 과제로 해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작년에 아프리카 조직 확대를 비롯해 이 지역 공략을 위한 경영 기반 구축에 힘썼다. 올해는 아프리카에서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을 노출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내놓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사업은 아프리카 총괄본부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모두 관할하는 중동ㆍ아프리카 총괄을 두고 있었으나 2009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아프리카 총괄을 분리시켰다.

이는 성장 유망지역인 아프리카에 대해 현장 밀착형 영업을 강화하고 판매망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아프리카를 총괄하는 박광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조직 위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아프리카 관련 직원을 50% 이상 늘리고 본사에서 세네갈ㆍ수단 등에 파견할 사원을 모집해 교육시키는 등 인력 확대에 적극적이다. 작년 4월 아프리카 법인ㆍ지점의 우수 현지인력을 한국으로 초청해 삼성의 조직문화를 배우게 했고 이 지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지역의 삼성전자 법인은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에 있고 케냐에는 지점이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법인은 아프리카 사업 역량 확대 차원에서 작년에 설립됐으며 지점보다 작은 단위인 분소도 세네갈 등에 설치돼 있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TV와 휴대전화 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3분기 아프리카 평판(LCD, PDP,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으로 37%, 수량 기준으로 34%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남아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싱크탱크` 격인 삼성경제연구소도 아프리카 3개국을 포함한 30개 신흥국에 대한 한국 기업 진출 방안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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