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테크]센트스케이프

[핫 테크]센트스케이프

 1인칭 슈팅게임(FPS) ‘서든 어택’ 마니아인 직장인 A씨는 퇴근 후에 온라인 친구와 함께 밤늦게까지 게임을 즐긴다. 기습 침투의 ‘달인’인 그는 공격 직전 적의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수류탄을 적진에 투하한다. 컴퓨터 화면은 어느 새 뽀얀 폭연으로 뒤덮이고 A씨 캐릭터는 연기를 뚫고 적진으로 향한다. 이 때 컴퓨터 옆에 놓여 있는 ‘센트스케이프’는 실시간으로 매캐한 폭연의 냄새를 만들어 A씨의 코를 향해 분사한다. A씨는 마치 자신이 직접 폭연 사이로 적진에 침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센트사이언스(scentsciences.com)사가 개발한 센트스케이프는 이처럼 게임·영화 속 화면과 동기화된 냄새를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분사해 주는 장치다. 최근 3차원(D)으로 제작된 스릴러 영화 ‘쏘우 3D’를 센트스케이프가 장착된 모니터에서 시청하면 끔찍한 피 비린내까지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센트스케이프가 이처럼 다양한 냄새를 재현할 수 있는 것은 마치 잉크젯 프린터와 같이 다수의 카트리지 안에 다양한 냄새를 풍기는 물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센트스케이프 안에는 고유의 냄새를 풍길 수 있는 20개의 카트리지가 장착돼 있다. 각 카트리지는 이용 빈도에 따라 평균 200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냄새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지나치게 강한 향기로 인한 불쾌함을 방지해준다.

 센트스케이프가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것은 가정용으로 개발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콘텐츠에 냄새를 입히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전문 영화관 등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센트스케이프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으로 단순히 가정용 디바이스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4D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미화 69.99달러로 책정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11`에서 선보인 센트스케이프는 올해 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센트사이언스 측은 “센트스케이프는 게이머·영화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며 “PC와 비디오 게임 콘솔과 연결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어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