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업은 단순한 제품 판매 사업이 아닙니다. 직원 훈련부터 시스템·물류·유통 등 모두를 신경 써야만 유지될 수 있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10일 김준석 갈라인터내셔널 대표(45)는 브랜드 매장 사업의 특징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갈라인터내셔널은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취급하는 ‘프리스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서울 명동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8개 점포를 보유 중이다.
특이한 점은 갈라인터내셔널이 금강제화의 자회사라는 것. 구두·잡화 전문 기업이 정보기술(IT) 기기를 판매한다는 게 언뜻 봐서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
“현재 애플은 시대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금강제화의 주력 브랜드인 ‘스프리스’나 ‘랜드로버’처럼 애플 제품은 IT 기기를 넘어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패션 아이템이 된 것입니다.”
프리스비는 처음부터 기존 IT 기기 브랜드 사업과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택했다. 가격보다 서비스로 승부를 겨룬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가격 경쟁보다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었다.
김 대표는 우선 직원들이 애플 제품을 좋아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올해부터는 교육 전담자도 배치했다. 직원 자신이 제품과 친숙해져야 소비자에게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현재 프리스비의 매출 비중은 애플 제품 75%, 서드파티 25%다. 특히 여느 애플 매장에 비해 맥 제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는 직원들의 근무 여건 조성에도 힘썼다.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중년의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은 그는 프리스비 직원도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는 직급 체계를 수립했다.
헤드세트·케이스 등 주변기기의 납품 기준도 새로 세웠다. 김 대표는 국내 IT 기기 소매업의 한계인 인맥 중심의 총판 형성과 느린 의사결정 구조를 타파했다. 그는 “초기에는 잡음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된 상태”라며 “무엇보다 재고 관리도 철저해지고, 제품 순환도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의 인기 덕분인지 올해 프리스비와 같은 국내 애플숍은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이 참여할 만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당연한 현상”이라고 바라봤다.
매출 목표도 보수적으로 잡았다. 조급한 마음에 빠른 확장에 나서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일에 몰두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매장 계획은 오는 4월 문을 여는 분당 서현점 정도다. 이르면 내달부터는 회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회원제 서비스 제공도 구상 중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프리스비 운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금강제화 내 브랜드로 확산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애플을 통해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많이 배웠다”며 “금강그룹의 이미지를 젊게 개선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