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빅뱅 스마트라이프 시대]1부. 스마트시대가 열렸다 (3)스마트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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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스마트시대 열렸다. (3)편리한 생활의 첨병 ‘스마트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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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A씨는 지난해부터 ‘명절 스트레스’가 없어졌다. 사실 그간 설이나 추석 등 긴 명절 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친지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일거리도 늘어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가전’의 편리함을 맛보고 난 뒤 그런 생각이 싹 없어졌다. A씨 같이 ‘스마트한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명절을 맞아 오븐과 로봇청소기, 냉동고 같은 가전제품을 찾는 손길이 바빠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가전의 도움을 받아 좀 더 편하고 즐겁게 명절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생활 패턴까지도 바꿔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가전이 ‘스마트라이프’의 첨병 역할을 도맡고 있다. 스마트가전은 휴대형 단말기와 네트워크로 연결해 원격으로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가전은 업계에서 바라는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주요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13년에는 성장세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 시장규모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억1800만대 스마트가전이 세계적으로 팔리며 전 세계 매출은 2019년에 2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2015년까지는 세계 가전제품 매출의 2%밖에 되지 않겠지만 2019년에는 8%까지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스마트가전의 대표주자는 ‘스마트TV’다. ‘인터넷+TV’의 결합인 스마트TV가 거실혁명을 가져다 주고 있다. 스마트TV는 흑백TV에서 컬러TV로 1차 혁명(컬러혁명)을 일으킨 이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2차 혁명(디지털혁명)의 최종 완성품이 스마트TV다. 스마트TV는 TV와 휴대폰·PC의 3개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데이터 끊김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TV를 말하며, ‘인터넷TV’ 또는 ‘커넥티드 TV’라고도 불린다. 스마트TV는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내려받아 볼 수 있고, 뉴스·날씨·이메일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센터의 역할을 한다.

 백색 가전도 있다. 인공지능 내장으로 편의성에 저전력까지 갖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집안일의 비중이 가사 일에 서툰 남성들에게까지 옮겨 가면서 경제성과 편리성을 갖춘 디지털 인공지능의 스마트 가전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효자 제품인 ‘지펠 마시모 주끼’ 냉장고에는 4계절 변화 감지 기능에 사용자 습관 및 생활습성까지 기억해 운전 상태를 조절해주는 ‘스마트 에코 시스템’이 적용됐다. LG전자의 ‘휘센 에어컨’에도 실내외 온도에 따라 냉방능력을 자동 조절해주는 ‘휴먼케어 인버터’ 기술이 내장됐다. 기존의 일반형 에어컨 대비, 냉방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지고 쾌적함을 제공하는데다 전기료도 최고 72%까지 절감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형 가전 중에느 로봇청소기의 인공지능이 돋보인다.

 스마트 가전의 확대 보급으로 가장 달라지는 건 역시 일상생활이다. 특히 새 기능이 나올 때마다 제품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서버에서 필요한 기능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븐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 생선을 굽는 기능이 없다고 굳이 프라이팬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음식 조리법을 서버에 접속해 내려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양탄자나 고급의류 등 집에서 세탁하기 까다로운 제품도 굳이 세탁소를 찾지 않아도 된다. ‘고급의류 드라이클리닝’ 세탁법을 내려받으면 된다.

 이외에도 스마트가전의 장점은 실로 다양하다. 지능형전력망(스마트 그리드)을 이용해 시간대별 전력요금에 따라 최적의 운용 시간대를 설정함으로 전기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력회사로부터 전송된 전기요금 예상치에 따라 냉장고의 냉각, 제상 시기를 조절하거나, 세탁기의 작동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또, 주간 단위 또는 월간 단위로 그동안 사용한 전기량과 전기 요금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최근 미래형 스마트가전이 가능해진 것은 거미줄처럼 깔린 와이파이망 덕에 가정에 무선 네트워크 보급이 대부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스마트 가전은 고급 가전제품이 우선 적용돼 범용제품으로 확대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

 사실 수년간 관련 업계는 다양한 가전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용자가 손쉽게 가정 내외부에서 이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들을 연구, 제공해 왔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에 실패했었다. 표준 플랫폼과 네트워크 표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았고, 관련 기술의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 가전 출시가 이런 실패를 뒤집고 성공의 문을 여는 첫 시도가 될지 주목된다.

 

 ◆스마트한 하루 일과

 

 #. 6시 30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며 냉장고 앞으로 간다. 푸드 매니지먼트 기능이 장착된 냉장고 앞에 서서 안에 들어있는 음식에 대한 정보를 본다. “음, 오늘은 간단한 치킨 샐러드를 해먹을 수 있겠군.”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아도 어떤 음식이 있는지,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다.

 

 #. 7시

 요리를 하기 위해 스마트 어댑터 기능이 장착된 오븐을 켠다. 치킨 샐러드를 먹기로 했기 때문에 닭고기를 요리해야 한다. 요리법을 모르지만 괜찮다. 새로운 조리법을 찾으려면 오븐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 된다. 찾아서 요리를 한다. “음, 이 맛이야.”

 

 #. 20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니 아침에 나갈 때 그대로 집이 어지럽다. 치워야 되는데 몸이 무겁다. “로봇 청소기를 사용해야지!”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켜 놓고 소파에 누워 한숨 잔다. 로봇청소기에 달린 카메라가 누가 들어오지는 않는지, 집 안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준다. 마음 놓고 눈을 잠깐 붙일 수 있다.

 

 #. 20시 30분

 깜빡 졸다 보니 빨래 해놓는 것을 잊었다. 뭔가 허전한 이 느낌. 아침에 세탁기를 돌리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몸은 천근만근이라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래, 스마트폰으로 세탁기를 돌려야겠어.” 스마트 액세스 기능이 있는 세탁기니 스마트폰을 이용해 조종한다. 꼼짝하기 싫은 오늘 같은 날 너무 유용하다.

 

 #. 22시

 씻고 침대에 누워 TV를 켠다. TV가 이상하다. 제대로 작동이 됐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 스마트 진단 버튼을 누른다. 버튼을 누르니 TV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고 서비스 센터에 내용을 전송한다. 조금만 기다리니 서비스 센터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결과를 전송해준다. “아하, 오랫동안 TV를 닦지 않아 브라운관에 먼지가 끼었군.” 문제 해결 완료. 편하게 TV를 보며 잠을 잔다.

 

 <소박스>LG전자의 ‘앞선’ 스마트 전략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1’에서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2011년은 스마트 가전이 태동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가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토털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해 에너지, 시간,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의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르면 4월 국내시장에 자가진단 및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냉장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미 스마트 가전제품 시리즈인 ‘싱큐(ThinQ)’를 선보였다. LG전자가 공개한 냉장고와 세탁기, 청소기, 오븐 등 전자제품에는 기본으로 와이파이(무선랜) 모듈이 들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예컨대 냉장고 안의 센서를 통해 현재 남아 있는 음식의 종류나 유통기한, 신선도를 파악하거나 얼음을 얼리는 데 걸리는 시간도 밖에서 알 수 있다. 외신은 이를 두고 “미래형 가전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적용한 기술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스마트 액세스(Smart Access), 스마트 진단(Smart Diagnosis), 스마트 어댑트(Smart Adapt), 푸드 매니지먼트(Food Management) 등이다. LG전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에 대해 세계 최초로 지그비(ZigBee) 무선통신기능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을 통해 TV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으로 관련 기기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그간 LG전자는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스마트 가전 관련 기술들을 적용, 점검해 왔다.

 

 특별취재팀 = 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문보경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