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세대 염료감응형 박막 태양전지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태양광 포트폴리오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초부터 국내 한 중소기업과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손잡은 중소기업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과 제휴를 맺은 업체로 현재 지식경제부 과제를 수주해 이 방식의 태양전지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두 업체는 2월 중순 시제품을 완성한 뒤 제품 완성도를 평가해 전략적 기술협력이나 지분투자 등의 협력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업체 외에도 국내 연구기관과 T사 등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력을 보유한 다수 연구기관 및 기업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공동개발을 하려는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기술을 조기 개발할 수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염료감응형 박막 태양전지(DSSC:Dye-Sensitized Solar Cell)는 얇은 유리막 사이에 특수 염료를 넣어 마치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이다.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는 결정형(1세대)과 화합물(2세대)에 이어 3세대 태양전지로 분류된다.
현재 가장 널리 보급된 결정형 태양전지에 비해 제조단가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고 색상이 화려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창문에 직접 부착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용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사업 진출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결정형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생산능력까지 보유하게 되면 세계 최초로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모든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태양광 기업이 된다.
이민식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상용화 시기가 멀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선택은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중공업처럼 자금이 풍부한 기업이 진출함으로써 연구개발이 활성화되고 시장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염료감응형 전지는 최대 10.4%의 연구소 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1㎠의 작은 크기에서다. 100㎠ 크기에서는 6~8% 정도로 효율이 낮다. 그나마 아직 양산기술이 개발되지 못했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얼마나 기술력을 갖췄는가 하는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기술력만 확보한다면 아직 확실한 플레이어가 없는 염료감응형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