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사업 수익성을 강화해 자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올해 목표입니다. 소재 국산화를 적극 추진해 한국을 대표하는 터치스크린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김기두 시노펙스 사장(55)은 3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러나 그는 시노펙스에 오자마자 예상을 깨고 개발 부문보다는 관리 부문에 먼저 손을 댔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야 하는 중소기업의 상황에 맞게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저는 오랜 기간 개발자로서 일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그런데 막상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총체적인 관리와 원가 절감 노력이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사장은 시노펙스에 오자마자 인사·재무·재고 및 전산시스템 등 개선 작업을 시도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개발 인력들에게 영업의 관점을 알리고, 개발 단계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노력들을 주문하고 있다. 즉, 단순한 연구개발(R&D)이 아닌 R&BD(Research&Business Development)을 요구해 사업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의 활성화로 터치스크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터치스크린 시장에 잇따라 진입함에 따라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 확보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해야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됩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자원과 인력이 제한적이죠. 개발 단계에서 구매·재무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사업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시노펙스는 지난해 840억원의 터치스크린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3000억원 매출이다. 올해 매출 성장을 견인할 무기는 강화 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과 소재 국산화다. 특히, 슈퍼 LCD에 사용되는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 G1F(ITO필름을 한 장으로 줄인 모델) 시장은 올해 급성장하고 있다.
시노펙스는 하드 증착에 강점을 보유해 경쟁사 대비 높은 수율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ITO필름·강화유리 등 터치스크린 소재 국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ITO필름은 자회사인 모젬을 통해 조달하고, 강화유리는 중국 창주에 공장을 설립해 생산에 돌입했다.
“올해 매출 규모를 키운 다음 연구인력 보강과 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진행할 겁니다. 10개의 아이템 중 1개를 성공하기 힘든 곳이 IT 업계입니다. 즉 위험을 안고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 돼요. 올해는 시노펙스의 체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