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모바일의 결합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에 장착될 태블릿PC에 스마트폰이 결합되는가 하면, 휴대전화 회사가 자동차의 텔레매틱스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15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현대차의 차량을 연계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제휴는 앞으로 태블릿PC를 탑재해 생산되는 현대차 차량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적절한 시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간 연결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차량 내에도 자체 통신망을 갖추게 되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으로 연결돼(테더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 내 콘텐츠를 차량 내 태블릿PC로 꺼내 볼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되거나 인터넷으로 접속(스트리밍)해 볼 수 있는 음악과 영화, TV 프로그램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차량 내 태블릿PC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최근 자체 개발한 태블릿PC를 2013년 모델부터 차량에 탑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로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제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제휴는 최근 자동차와 정보기술(IT) 결합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글로벌 기업인 양사가 `윈윈`을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휴대전화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북미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0만대 돌파를 앞둔 현대차 간 제휴는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단계부터 양사 기기 간 프로토콜을 맞춰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서도 곧바로 연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아이폰과 LG전자 등 다른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와도 이 같은 제휴관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차량에 장착될 태블릿PC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다수의 스마트폰 브랜드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르노삼성과의 제휴를 가시화하고 있다. SK텔레콤 스마트폰을 통해 르노삼성 자동차를 움직이고 차량 상태도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서 "르노삼성과 MIV(Mobile In Vehicle) 관련 정식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품 출시 시점은 12월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MIV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해 내비게이션, 원격 제어, 차량 진단, 차량 안전관리 등 편의 기능을 확장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의 3G나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내비게이션에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전달하거나 겨울철 원격으로 차량 히터 전원을 켜고 끄는 등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에 이상이 생기면 그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달받고 차량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동차와 모바일 간 결합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전시회인 CES와 이달 초 열린 시카고 모터쇼에서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CES에서 현대차는 텔레매틱스 브랜드인 `블루링크`를 론칭하면서 앞으로 출시할 차량 전용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개념도 소개했다.
도요타는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해 차량 내에서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이션,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제공하는 엔튠시스템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올해 안으로 엔튠시스템을 일부 차량에 제한적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포드는 차량 내 터치스크린과 음성 인식을 활용해 터치와 음성 등으로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마이포드 터치라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매일경제 김경도 기자/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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