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글로벌 3D표준 경쟁에 불을 붙였다. LG전자는 TV를 포함한 노트북PC·모니터 등 모든 3D 제품의 라인업을 ‘편광 필름(FPR)’ 방식으로 재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안경 방식 3D 시장은 그동안 ‘셔터 글라스(SG)’ 방식이 대세였으며 편광 방식은 주로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틈새시장에 머물러 왔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 등과 공동으로 기존 편광 방식을 개선한 새로운 FPR 방식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셔터와 편광 두 방식을 고집하다가 FPR 방식 3D제품에 ‘올인’하면서 올 한 해 3D 시장도 표준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 기사 13면
권희원 LG전자 부사장(홈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은 16일 서울 서초R&D 캠퍼스에서 ‘시네마 3DTV’ 제품 발표회를 열고 “국내는 올해 8월, 해외는 내년을 기점으로 3D 제품 라인업이 완전히 바뀐다”며 “글로벌 기준으로 내년 모든 3DTV는 FPR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TV뿐 아니라 모니터·PC 등 모든 LG디스플레이는 편광 방식으로 새로 제품을 내놔 3D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강조했다. 3D 시네마TV 올해 판매 비중은 전체 3DTV의 80% 정도로 예상했다.
한국영업을 총괄하는 최상규 전무(한국마케팅본부장)는 “사전 반응이 좋아 올해 시네마T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올해 3DTV 시장에서 경쟁사를 앞지른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3DTV는 지난해 삼성이 주도해 왔으며 삼성 점유율이 80%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LG가 올해 이를 뒤집을 것으로 자신해 주목된다.
LG는 이날 ‘3DTV 시장의 새로운 아이콘’이라는 슬로건으로 FPR 기반의 ‘시네마 3DTV’를 공개했다. 시네마TV는 기존 셔터안경 방식의 문제였던 어지럼증과 어두운 3D 화면, 무겁고 불편한 전자 안경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1세대 셔터안경 방식에 나타났던 화면 깜빡거림(플리커)과 화면 겹침(크로스톡) 현상도 해결했다. 안경도 무게가 전자식 셔터 3D안경의 3분의 1 수준인 10g대에 불과한 경량 제품을 내놨다. 영상 밝기도 150니트(nit)로 셔터 안경 제품 대비 두 배 가까이 밝다. 화면은 더 밝아졌지만 소비 전력은 화면이 쉼 없이 깜빡이는 셔터안경 방식 제품(250W) 대비 90W나 낮은 160W에 불과하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LG는 시네마 3DTV 첫 시리즈로 55·47·42인치 제품을 출시했다. 시네마 3DTV 구입 고객에게 3D 안경 2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 외에 안경 착용자를 위한 클립형과 어린이용 등 4개로 구성된 ‘가족용 3D 안경 세트’를 기획해 모두 6개의 3D 안경을 공짜로 준다. 시네마TV는 한국 에 이어 3월 해외 시장에 전격 선보인다.
LG는 또 이날 시네마TV와 함께 △한 번의 클릭으로 실행하고 드래그 앤드 드롭으로 이동하는 ‘매직모션 리모컨’ △스마트TV 모든 기능을 한 화면에 배치한 초기 화면 ‘스마트 보드’ △스마트폰과 PC안의 콘텐츠 정보를 무선으로 공유하는 ‘스마트 셰어’ 기능의 세 가지를 차별화한 스마트TV도 공개했다. 권희원 부사장은 “시네마 3DTV와 스마트 TV를 견인차로 올해 평판TV 4000만대를 달성해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