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과 광물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물산 부장급 전문가 조연창 씨는 최근 현대차로 스카우트됐다. 현대차는 조 부장을 임원급으로 모시고 태스크포스(TF) 팀장 타이틀도 달아줬다. 그가 맡은 임무는 희소금속 확보와 해외 광물자원 개발, 정보 수집이다.
현대차가 해외자원개발 업무에 눈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회사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팀을 꾸릴 정도로 중국발 희토류(희귀광물) 전운이 심상치 않게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지식경제부, 광물자원공사,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해외정책팀 산하에 희토류 등 자원 확보 기능을 가진 TF를 꾸리고 10명가량 인원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심장` 구실을 하는 전기모터에는 회전자(로터) 영구자석이 들어가는데 이 영구자석의 주요 원료가 희토류다.
네오디뮴, 세륨 등 지구상에 미량 존재하는 17가지 희귀 원소를 통칭하는 희토류는 중국이 보유량의 30%를 점유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90%가 넘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희토류 광산을 국가관리지역으로 선포하고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2~3년 내 친환경차 수요가 폭발할 경우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 선점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또 광물 수요가 많은 현대제철과 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해외자원개발협회 회원사로도 정식 가입한 현대차는 지식경제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희토류 수급점검반`에도 참여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지경부는 희토류 수급점검반을 △해외자원개발 △연구개발(R&D) △탐사 △수급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해외 자원개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박영준 지경부 2차관과 함께 아프리카를 돌면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처음 타진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에 희토류는 필수 요소"라며 "다른 어떤 기관보다 희토류 정보를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TF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정보 수집 단계로 희토류 광산에 직접 투자하는 방향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강계만 기자/김은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