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첫달 `세금 폭탄` 우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첫 달을 맞아 법인사업자들이 무더기로 전자세금계산서를 지연 발행한 것으로 나타나 ‘세금(가산세) 폭탄’이 우려된다.

 20일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1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마감일을 넘기고 전자세금계산서를 지연 발행한 고객이 수십개에서 최다 100개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세청 전자세금계산서시스템 ‘e세로’에 등록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대행 사업자(ASP), 자체 솔루션 구축 사업자 등 대용량 연계사업자가 모두 395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1000개 이상의 법인사업자가 지연 발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의무화하면서 매달 익월 10일까지 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으면 공급가액의 1%를 가산세로 물도록 했다. 1억원짜리 계산서를 지연 발행하면 100만원의 가산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연 발행한 1000여개 기업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가산세를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자세금계산서 ASP 업체 한 임원은 “가산세 위험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ASP사업자들이 10일이 지나면 전월 계산서가 발행되지 않도록 막아놓았지만 가산세를 물더라도 계산서를 발행하겠다는 고객사들이 속출했다”며 “의무화를 앞두고 가산세 위험을 경고했지만 법인사업자들이 과거 늑장발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더기 지연발행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ASP사업자 사장은 “가산세를 감수하고도 지연 발행을 선택한 기업들의 계산서 공급가액은 1억원 이상 등 대부분 고액이 많은데 계산서를 이월시켜 한 달 늦게 대금을 받는 것보다 아예 가산세를 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가산세를 합치면 꽤 큰 금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계산서를 지연 발행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달로 이월시켜 가산세를 피할 수도 있지만, 거래 상대 대기업이 지연 발행이라도 세금서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발행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산세 부담이 만만치 않자 지연발행한 기업들과 이들을 고객사로 둔 ASP업체들은 국세청에 시행 첫 달인 1월분에 한해 가산세를 면제해주거나 경감해줄 것을 요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지연발행한 기업이 몇 개나 되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됐다”며 “현행 법으로는 지연발행 때는 가산세 1%를 부과하는 것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산세 부과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다음 달에도 지연발행이 지속될 경우 가산세가 한꺼번에 부과되는 연말께 법인사업자들이 ‘가산세 폭탄’으로 홍역을 앓을 것으로 우려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