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수출액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국내 한 풍력발전 부품업체 관계자는 작년 중국으로의 제품 수출액이 약 300억원으로, 이는 2009년의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관련 업체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다 이들의 가격경쟁력도 높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서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이웃나라’ 중국이 세계 1위 풍력시장으로 등극했지만 정작 우리 업체들의 현지 수출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총 16.5GW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누적 설비용량 42.287GW를 기록함으로써 미국(40.180GW)을 제치고 세계 1위 풍력국가로 도약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이 급속히 늘어난 데다 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세계 풍력시장의 위축과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 풍력업체의 성장 등으로 부품 수출이 위축 돼 2009년에 비해 지난해 수출액(7억9000만달러)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국내 풍력발전 수출액은 지난 2008년(10억6400만달러)을 기점으로 2년 연속 감소 추세다.
지경부 관계자는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솔라앤에너지는 기업별 보안 때문에 국가별 수출량은 따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업계는 몇 년 새 급속히 늘어난 중국 업체들의 높은 가격경쟁력이 수출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내 풍력발전기 제조업체는 100개 정도로 추정되며, 이 중 대부분은 4~5년 내에 만들어진 신생 업체다. 또 블레이드(날개) 제조업체는 50여개, 타워 제조업체도 100여개로 알려져 있다.
해외 풍력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 2009년 말 중국은 자국 기업 보호차원에서 실시하던 풍력발전설비 국산화율 70% 정책을 철회했다. 부실기업 양산 및 공급과잉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출의 문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만큼 미국·유럽 유수 풍력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풍력발전터빈 및 부품 등이 대부분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풍력발전 후발국가인 우리나라의 업체들이 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유니슨·CS윈드 등 국내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진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어 일정 기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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