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이는` 금융사기 주의보

◆ "돈 주면 신용등급 올려줄게"…대출금 일부 가로채 잠적하는 수법 조심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 일정 기간 연체가 없으면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 주겠다고 유혹해 대출금 일정액을 받아 가로채는 대출중개업 사기에 대해 금융당국이 경계경보를 내렸다.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해 `고객님은 무담보로 대출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나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대출자를 모으고, 이들이 대부업체나 캐피털,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금을 받으면 신용등급 상향을 미끼로 중개수수료를 받아 잠적하는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밖에 컨설팅 비용, 전산 작업비, 수고비, 상조회사 가입, 보증보험료 등을 명목으로 불법 수수료를 받아 가로채는 수법이 쓰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식으로 불법 수수료를 편취한 사례는 지난해 5613건(54억원)으로 신고됐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871건을 적발해 35억원을 반환하도록 하고 3341건은 대부업법 위반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금감원은 "급전이 필요하면 서민금융119서비스(s119.fss.or.kr)나 한국 이지론(02-3771-1119)을 통해 신용 수준에 맞는 대출상품을 알아보고 이용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여기 ○○은행인데요~" 우체국ㆍ택배 대신 은행 사칭해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 중 흔한 수법이었던 우체국ㆍ택배 사칭은 크게 줄었지만 은행을 사칭한 경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가 21일 2010년 한 해 동안 정부대표민원전화 110콜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건수는 1만8229건, 총피해액은 15억3000만원이었다. 2008년(7만7175건ㆍ21억9000만원), 2009년(4만4709건ㆍ25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상담건수와 피해액 모두 줄어드는 경향을 띠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었던 우체국ㆍ택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체국ㆍ택배 사칭은 2009년 1만9830건(전체 44.4%)에서 2010년 3449건(18.9%)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전체 피해 상담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은 2009년 3784건에서 2010년 3243건으로 꾸준한 수치를 보였다. 전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에서 17.8%로 크게 증가했다. 자녀를 납치했다고 돈을 요구하거나 자녀가 다쳤으니 치료비를 보내라고 하는 경우도 2009년 전체 968건(2.1%), 2010년 806건(4.4%)으로 꾸준한 수치를 보였다.

[매일경제 이창훈 기자/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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