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및 출연연구기관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분야의 예비타당성조사대상사업(이하 예타사업)을 따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예타사업을 통해 경제성과 정책성을 인정받아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 통상 5년간 적게는 1000억원 이상의 정부 예산을 연속성 있게 안정적으로 지원받게 돼 최근 각 지자체 및 관련 기관마다 예타사업 발굴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예타사업으로 선정되면 타당성 조사기간을 거쳐 내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센서 분야 3개 지자체 예타사업 신청=경북도는 최근 시공(TOF)센서 기반 융합산업 구축을 사업명으로 한 예타사업 과제를 정부에 제출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 규모는 내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5년 동안 총 3000억원이다.
TOF센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특화 디바이스로 초고주파 소자 및 광반도체 소자로 분류돼 국가적 차원에서 R&D가 필요한 분야다.
이번 사업은 TOF센서의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제조·시험·평가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으로, TOF센서 기반 원천기술 개발과 융·복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도 관계자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전 세계 자동차와 로봇·가전 분야에서 국산 TOF센서의 매출이 3조원에 이르고, 이 분야의 글로벌기업 10개(매출 1000억원 이상)를 길러내 우리나라가 TOF센서 기술의 선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의 미래 지능형 광센서 육성사업도 현재 예타 심사를 받고 있다. 지능형 광센서 분야는 지난 2009년 센서 전체 시장의 0.9%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33%씩 성장해 오는 2017년에는 센서시장의 5.5%(41억달러 규모)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외선 광센서의 경우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가 3조2000억원에서 내년에는 4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돼 핵심기술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시는 이번 광센서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 및 지원 기반 구축, 산업화를 위한 토털솔루션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153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시는 광 관련 연구기관과 광통신기업이 밀집한 광주시 첨단산단 부지에 지능형 광센서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산업플랜트용 스마트센서 기술 개발을 사업과제로 한 예타를 신청한 상태다. 내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1400억여원을 투입할 계획인 이 사업은 산업플랜트용 스마트센서 시스템 개발은 물론이고 제조와 시험, 평가를 일괄지원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대구시는 스마트센서의 수입의존도를 현재 54%에서 2015년에는 20%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대구와 경북, 광주의 이 같은 센서 관련 예타사업은 다소 중복성이 있다고 보고 최근 차세대 스마트센서 융합산업 육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돼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지자체의 사업이 통합돼 예타 대상에 선정될 경우 지난해 대구와 경북, 광주가 협력해 예타사업으로 선정된 3D융합산업에 이어 두 번째 초광역 연계 예타사업이 되는 셈이다.
◇대전·창원, 산업단지 리모델링 신청=대전시의 대표적인 예타 추진사업은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이다.
시는 대덕구 대화동, 읍내동 일대의 대전산업단지가 1970년대에 조성돼 노후한데다 공해업종 기업이 혼재돼 있고, 주변 공업지역의 난개발로 인근 주민과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산업단지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가 재정비사업 시범산단으로 선정한 대전·대구·전주·부산 4개 산단에 대해 지난해 12월 말 기획재정부에 일괄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대전산업단지는 2009년 정부로부터 재정비사업 시범산단으로 선정됐으며, 2020년까지 사업 기간을 잡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100만㎡ 규모의 산업단지형 ‘제2 자유무역지역’을 예타사업으로 추진한다. 창원시는 시 전역을 후보지로 적합한 용지선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오는 6월경 제2 자유무역지역 지정과 국비지원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용역을 정부에 의뢰할 계획이다.
시는 이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오는 2013년 하반기부터 제2 자유무역지역 지정고시 및 조성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출연연·대학, 나노융합 2020 추진=범부처적으로 추진되는 나노융합 2020사업도 주목을 끌고 있다. 오는 5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될 이 사업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총 1조7500억원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국가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기계연구원 등은 신시장·신산업 창출형 융합기술 200건 개발, 세계시장 선점형 글로벌 스타상품 10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NT-IT, BT, ET의 3대 융함 부문과 공통 기반 기술로 나눠 추진할 이 사업은 나노 크기 트랜지스터, 스위치, 센서 등의 소자 기술 개발과 지능형 나노의료 기술, 나노융합 환경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이 사업은 정부의 나노 R&D 기반 구축 및 산업화 기반 구축이 1, 2기 정부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신시장, 신산업 창출을 통한 세계 일류 나노강국 건설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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