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시설 내 방사선 누출로 ‘백색비상’을 발령했던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2일 문제가 된 특수목적 반도체 생산장치 내 알루미늄 통을 고정하는 축의 걸림쇠 부위가 마모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원자력연은 사고 다음날인 21일부터 이틀 동안 수조에 가라앉힌 알루미늄 통을 수중 카메라로 촬영, 관찰해 알루미늄 통과 고정축이 접촉하는 부위에 약간의 긁힌 흔적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은 알루미늄통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고정축의 걸림쇠(1.5㎜)가 마모돼 알루미늄 통이 고정축과 분리되면서 수조 위로 떠올랐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수중 카메라의 해상도 한계 때문에 고정축 등의 파손이나 마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때문에 원자력연은 알루미늄통과 고정축을 특수용기에 담아 조사재 시험시설로 옮긴 뒤 근거리에서 관찰, 사고원인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나올 전망이다.
한편 하나로의 가동 중단으로 당장 의료용 및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급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갑상선암 치료용 요오드-131의 경우 하나로의 주간 생산량이 300∼40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25∼30Ci(큐리)인데 하나로 가동 중단 직후 원자력연은 폴란드에서 요오드-131 원액을 수입, 국내 병원에 공급키로 했다.
비파괴 검사에 사용되는 이리듐(Ir)-192도 전(前) 주기에 생산해 비축하고 있는 양이 국내 소비량 약 3주치에 해당돼 원자로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지만 않으면 수급난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